전원일기

평범한 일상의 고마움

송담(松潭) 2024. 2. 27. 02:50

평범한 일상의 고마움

 

 

 

이미지 출처 : 효마을 실버빌 케어센터

 

 

친구 박형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km),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 해파랑길(770km)과 남파랑길(1,463㎞)를 걸었던 걷기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2022년 10월초 코로나 후유증으로 뇌경색 증상이 나타나 대장정을 중단했습니다. 다행이 뇌경색은 조속한 대처로 탈 없이 잘 극복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갈 때는 한줌의 재가 될 몸뚱이를 위해 24시간을 살고 있다는 자각입니다. 눈 뜨면 양치와 소변 색깔과 거품 확인, 혈당체크, 혈압측정, 스트레칭과 유.무산소 운동, 섭생과 투약 그리고 맨발걷기와 빠르게 걷기가 하루의 패턴입니다.” 친구의 건강관리는 걷기의 달인답게 철저하고 모범적입니다.

 

친구나 저나 나이 70을 넘기면서 건강에 위기를 겪다보니 삶 자체가 오직 건강을 지키는 일이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신나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기 보다는 하루하루 아프지 않는 것만으로 안도하고 감사합니다. 저는 친구처럼 운동량이 많지 않지만 틈나는대로 뒷산 임도(林道)를 걷고 정원에서 일을 합니다. 요즘은 비트. 당근. 감자 등을 심기 위해 텃밭에 거름을 섞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우수가 지나니 꽃밭 여기저기서 수선화와 튜립의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임석재 한국연구재단 선임연구원이 쓴 칼럼을 보니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따분한 것이라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내가 꽤 잘 살고 있고 인생이 무리 없이 잘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특별한 행복은 자주 없지만 평범한 일상은 매일같이 주어진다. 반복되는 일상의 기쁨을 찾을 수 있다면 결국 가장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2024.2.27 경향신문)”

 

글을 읽고나서 이처럼 ‘평범한 일상’이 기쁨이고 행복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맞이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202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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