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수석)과 나무, 정원

전중기 수석 감상실

송담(松潭) 2023. 5. 4. 16:51

전중기 수석 감상실

 

 

50년 지기(知己) 전중기는 수석 애호가입니다. 친구가 보내준 문양석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돌에 새겨진 산수화의 진풍경을 보면 돌 하나가 우주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깨끗하고 순수합니다. 우리네 인생이 이렇게 단정하고 정갈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로 오해하고 서운해 한 것들도 눈 녹듯 다 녹아버립니다. 돌 하나가 주는 안정감과 평화. 이것이 수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2023.5.4)

 

<  1  >

 

우주의 기운

 

 

두 다리에 엉덩이를 내민 사람이 태양을 향해 장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 형상입니다.

 

 

<  2  >

 

달빛 내리는 밤 

 

 

달빛 내리는 밤입니다. 교교한 달빛이 아름다운 산야에 숨 죽이고 있습니다.

밤은 깊고 깊었으되 달빛이 환하니 님 그리워 잠 못 이룹니다.

 

 

<  3  >

 

대숲

 

 

간밤에 불었던 거친 비바람이 대나무 숲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휘어질망정 결코 부러지지 않는 지조가 엿보입니다.

 

 

<  4  >

 

가을밤

 

 

산들 바람이 산들 분다.

달밝은 가을 밤에

달밝은 가을 밤에

산들 바람 분다.

아~아~ 너도 가면

이 마음 어이해

 

- 정인섭 시, 현제명 곡, 박인수 노래 -

 

 

<  5  >

 

잉태

 

 

 

잉태, 세상에 나오기 전입니다.

누구나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는데

우리는 그분을 잊고 삽니다.

 

 

<  6  >

 

두 갈래의 길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을 쉬면서 말할 것이다

숲 속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노라고

나는 다른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노라고

그것으로 하여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말았노라고.​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는 길> 중에서 - 

 

<  7  >

 

그리운 사람들

 

 

동그라미 그리려다 /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 맴돌다가는 얼굴

 

우리 모두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입니다.

 

 

<  7  >

 

나누기

 

 

확실하게 나눠 가집시다.

니는 저쪽, 나는 이쪽.

이의없제, 그쟈?

 

 

<  8  >

 

맹서

 

 

꽃잎이 진다고 슬퍼마라.

영원하려면 돌에 새겨라. 

사랑도 우정도 그렇다.

 

 

 

꽃미남 전중기의 젊은 시절 사진입니다.

 

54년전 광주 하숙집에서 만나 우리는 기나긴 세월,

변함없이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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