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기 수석 감상실
50년 지기(知己) 전중기는 수석 애호가입니다. 친구가 보내준 문양석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돌에 새겨진 산수화의 진풍경을 보면 돌 하나가 우주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깨끗하고 순수합니다. 우리네 인생이 이렇게 단정하고 정갈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로 오해하고 서운해 한 것들도 눈 녹듯 다 녹아버립니다. 돌 하나가 주는 안정감과 평화. 이것이 수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2023.5.4)
< 1 >
우주의 기운
두 다리에 엉덩이를 내민 사람이 태양을 향해 장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 형상입니다.
< 2 >
달빛 내리는 밤
달빛 내리는 밤입니다. 교교한 달빛이 아름다운 산야에 숨 죽이고 있습니다.
밤은 깊고 깊었으되 달빛이 환하니 님 그리워 잠 못 이룹니다.
< 3 >
대숲
간밤에 불었던 거친 비바람이 대나무 숲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휘어질망정 결코 부러지지 않는 지조가 엿보입니다.
< 4 >
가을밤
산들 바람이 산들 분다.
달밝은 가을 밤에
달밝은 가을 밤에
산들 바람 분다.
아~아~ 너도 가면
이 마음 어이해
- 정인섭 시, 현제명 곡, 박인수 노래 -
< 5 >
잉태
잉태, 세상에 나오기 전입니다.
누구나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는데
우리는 그분을 잊고 삽니다.
< 6 >
두 갈래의 길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을 쉬면서 말할 것이다
숲 속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노라고
나는 다른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노라고
그것으로 하여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말았노라고.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는 길> 중에서 -
< 7 >
그리운 사람들
동그라미 그리려다 /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 맴돌다가는 얼굴
우리 모두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입니다.
< 7 >
나누기
확실하게 나눠 가집시다.
니는 저쪽, 나는 이쪽.
이의없제, 그쟈?
< 8 >
맹서
꽃잎이 진다고 슬퍼마라.
영원하려면 돌에 새겨라.
사랑도 우정도 그렇다.
꽃미남 전중기의 젊은 시절 사진입니다.
54년전 광주 하숙집에서 만나 우리는 기나긴 세월,
변함없이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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