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신영준, 주언규 지음 ‘인생은 실전이다’중에서

송담(松潭) 2021. 10. 24. 18:02

< 1 >

 

망하는 것과 실패하는 것

 

 

망하는 것과 실패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망한 것은 결론이고, 실패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속성이 전혀 다르다. 만약 실패했고 그 상황이 끝이라면, 그것은 이제 실패가 망한 것으로 결론 난 셈이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다면 실패는 당연한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한 번의 실패를 끝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안타깝게도 너무 많다.

 

망하지 않으려면 잘 실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실패는 아프고 괴롭겠지만, 그것을 잘 관찰하고 활용하면 절대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실패를 제대로 바라보는 인식만 탑재하고 있어도 망할 확률이 확연하게 줄어들게 된다.

 

우선 실패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실패했더라도 잘 살펴보면 부분적으로 성공한 게 있을 수 있다. 실패 자체를 최악이라고 부정해버리면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실패한 후에는 이를 꼼꼼하게 복기해야 한다. 실패했을 때 실물이 남는 경우는 잘 없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숨겨진 자산이 남는 경우가 많다.

 

실패를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또 심지어 전혀 잘못한 게 없이도 실패는 우리 인생에 스며들 수 있다. 반대로 애타게 원하는 성공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고, 잡혔던 성공도 도망가기 일쑤이다. 절대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제1원칙은 망하지 않는 것이다. 망하지 않으면 시련은 지나갈 것이고, 기회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버틸 수 있다면 태어난 것이 왜 축복인지 깨닫는 순간도 경험할 것이다. 충분히 준비하고 실전에 뛰어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럴 방법은 없었다. 인생은 실전이고,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의 인생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만 힘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만 깨달아도 조금은 위로가 될 것이다. 거기서 1cm만 더 나아가서, 가끔은 하늘을 보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떨궈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적어도 우리가 하늘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망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전하면서 이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지만, 몇몇은 별을 바라보고 있다."

- 오스카 와일드-

 

 

< 2 >

 

평범하게 사는 게 정말 어려운 이유

 

 

많은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큰 욕심 없어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언뜻 들으면 소박한 꿈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평범의 실체가 없다.

 

평범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딱히 목표지점이 없기 때문에 어디에도 실체가 없다. 결국, 평범하게 살겠다는 것은 실체가 없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평범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타인과 비교하여 무난하게 살고 싶다는 뜻이다. 즉, 주변이 바뀌면 평범의 기준도 바뀌고 본인도 바뀌어야 한다. 이래서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의외로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평범하게 살겠다는 말이 쉽게 살겠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살겠다는 뜻도 아니다. 그런데 쉽게 사는 것과 열심히 사는 것을 양극단에 놓는다면 평범한 삶은 열심히 사는 삶에 가까워야 한다. 왜 그럴까?

 

삶의 퀄리티를 말할 때 경제적인 부분을 뺄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70%의 노력으로 대기업에 들어가고, 다른 사람은 69%의 노력으로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69% 노력한 사람은 합격한 사람에 비해 1%만큼만 경제적 보상을 덜 받게 될까? 아니다. 훨씬 적게 버는 삶이 될 확률이 높다.

 

노력에는 임계점이 있다.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임계점을 넘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적당히 노력하고 싶겠지만, ‘적당히’는 상당히 위험한 개념이다. 노력은 충분히 해서 반드시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인생이 어려운 이유는 이 임계점이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한 지점을 모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임계점을 넘으려면 언제나 생각 이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쉽게 정리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은 ‘적당한 노력’으로 '적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지만, 현실은 불확실성 때문에 적당한 노력이 아니라 ‘충분한 노력’으로 ‘적당한 보상’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간극만큼 평범한 삶은 현실에서 멀어지게 된다.

 

제법 많은 상담을 해본 결과, 구체적인 인생의 목표가 없을 때 평범하거나 무난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로 누군가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생 목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가 평범인지 범위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이왕 그럴 거라면 W. 클레멘트 스톤의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간다면 별이라도 맞출 것이다.”라는 명언처럼 조금 더 큰 목표를 잡아보는 게 어떨까?

 

 

< 3 >

 

 

30살은 젊은 나이지만, 이때부터 미리 준비하면 정말 좋은 것이 있다. 바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습관을 일찍부터 만드는 것이다. “30살이 넘으면 어느 순간 '훅'간다."라고 인생 선배들이 조언하지만, 그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어느 순간 훅 갔다.

 

세상에서 절대로 맹신하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미리 건강해지기 위한 혹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 놓는다면 그것이 나중에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인생에서 어떤 시점부터는 능력에서 체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커진다는 걸 명심하자.

 

 

< 4 >

 

존중 없는 관계는 없다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이다. 존중의 시작은 나를 낮춤으로써 이룰 수 있다. 또한, 진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을 함께 공감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귀중하게 대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자존감을 지키는 것을 본능적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무시하는 태도만 보이지 않아도 적정선의 존중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이 정도는 당연히 알아서 이해할 거라는 생각 때문에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가까운 사람을 무시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무시'가 아니라 ‘무신경' 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서 가까울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무신경이 무시로 변질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존중은 사라지고, 관계는 깨지게 된다.

 

그래서 습관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습관은 그 어떤 습관보다 우리 인생에서 가치가 높다. 습관은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나 같은 경우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내가 고객임에도 항상 큰 소리로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을 때도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부부 관계를 두고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사실 이 말도 존중에 관한 것이다. 표현만 살짝 바꾸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를 낮추는 것이 나를 높이는 것이다.” 존중은 나를 낮추는 일이다. 하지만 그 최대 수혜자는 바로 나다. 그래서 나를 낮추는 것이, 곧 나를 높이는 일이 된다. 그래서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존중 없는 관계는 없다”

 

 

< 5 >

 

독서야말로 생전에 '극락'을 경험하는 일

 

 

개인마다 행복을 충족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삼시 세끼 걱정 없고 원할 때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몽테스키외는 “한 시간 독서로 누그러지지 않는 걱정은 결코 없다."라고 말했다. 독서는 행복을 줄 수도 있고,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 노인분들이 독서의 기쁨은 고사하고 문해력이 부족하여 책을 읽지 못해 무료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가정해보자.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넘쳐난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서 지적 희열을 느끼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노년 생활이 그렇게 된다면, 독서야말로 생전에 '극락'을 경험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독서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인생도 없다. 그래서 내 인생 말년에는 극락이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 공찌는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선택을 따져보면 보상이 큰 선택은 위험이 많이 따르고, 반대로 보상이 작으면 위험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생에서 기회가 왔을 때를 잘 살펴보자. 위험이 적은 데 생각보다 보상이 큰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서이다. 독서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좋은 기회와 계속해서 접점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讀)해야 살아남는다.

 

 

< 6 >

 

저절로 좋은 습관을 만드는 꿀팁

 

 

습관은 인생이다. 좋은 습관을 지니고 있다면 생의 절반은 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은 이 악물고 매순간 노력하는 동시에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이기 때문에 의식적 노력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압도적으로 적다. 결국, 습관을 만들지 못하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습관을 지닌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나는 대학교 시절에 일찍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중력과의 치열한 사투는 언제나 중력의 압승으로 끝났다. 굴욕적이게도 몸만 누운 것이 아니라 눈꺼풀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가장 부지런한 후배에게 먼 거리를 통학하는 대신 돈을 내지 않고 내 자취방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제발 아침에 일찍 깨워서 도서관에 멱살 잡고 가라고 부탁했다. 후배는 통학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흔쾌히 승낙했고, 나는 진짜 멱살을 잡혀서 매일 도서관에 끌려갔다가 도서관에서 잤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는 습관이 생겨서 그 학기에 높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 이렇게 이미 습관이 잡힌 사람과 함께 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 습관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난이도가 높은 루틴을 목표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일단 쉬운 것부터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쉬워야 자주 시도할 수 있고, 자주 시도해야 익숙해진다. 그렇게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들면 자신감이 생기고, 또 그 작은 습관에서 아낀 에너지로 더 어려운 습관 형성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니 시작은 작게, 꾸준히 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아라. 그러려면 당연히 메타인지가 높아야 한다. 자신에 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도전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기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기록의 힘은 습관을 만들 때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 습관을 만든다고 해보자. 사실 운동을 매일 해도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야 가시적으로 변화가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잠복기 구간에서 포기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기록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제대로 운동하고 적절한 식이요법을 진행하면 조금이라도 체중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를 매일 기록하다 보면 자신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변화라도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피드백을 통해 작은 성공을 눈으로 확인하며 훨씬 큰 동기부여를 얻는 셈이다. 피터 드러커의 명언을 인용하자면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측정하고 기록하면 관리가 되고, 관리가 되면 셀프 피드백을 할 수 있다. 꾸준한 피드백은 결국 습관 형성으로 이어진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도 불린다. 타고난 천성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습관은 그 타고난 천성을 파괴하고 새로운 천성을 만들 정도로 강력하다. 그렇게 좋은 습관이 제2의 천성이 된다면, 인생도 저절로 좋아지게 마련이다. “저절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저절로 인생을 좋아지게 한다.” 이보다 쉽고 명확한 인생 전략이 또 있을까?

 

 

< 7 >

 

 

세상은 우리에게 '레드오션', '끝물', '실패' 같은 말을 계속 주입한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의 말을 더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성공한 사람의 숫자는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야구는 타임아웃이 없다. 9회 말 2아웃이어도 타자가 살아남으면 경기는 계속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계속 시도할 수 있다. 가장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성취를 거둘 수 있다. 누구에게나 지금 이 순간에도 역전 만루홈런의 기회는 살아있다. 내가 그랬듯이 당신도 할 수 있다.

 

신영준, 주언규 지음 ‘인생은 실전이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