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시간
돌고래자리 (사진출처 : 나도알고너도알고)
팟캐스트에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말한다. 경유지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짐을 기다리는 동안 읽을 것도, 쓸 것도 없어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커피를 마셨노라고, 그러다보니 계절이 지나가는 게 느껴지더라고, 나는 그 말이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돌려 들었다.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던 날이 떠올랐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야 별자리 책을 하나 사서, 별을 보기에는 너무 밝은 도시의 밤하늘과 책 속 별자리 그림을 한두 개씩 맞춰보았다. 그런 내가 그날 자연대 옥상에 누워서 처음으로 돌고래자리를 발견했다. 여름밤 은하수 근처에 수줍게 빛나는, 꼬리가 달린 다이아몬드 모양의 별자리. 작은 방패연 같기도 하고, 과연 작은 돌고래가 물 밖으로 잠시 뛰어오르는 것도 같은 돌고래자리는 작고 어두워서 도시에서는 한참을 바라보아야 찾을 수 있다. 친구와 대화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가만 누워 밤하늘을 보고 있던 그때, 돌고래가 조금 움직인 게 아닌가! 우리가 있던 곳 주변에는 멀고 가까운 낮은 산들이 지평선 위로 불쑥불쑥 올라와 있었다. 동쪽하늘에 아주 낮게 떠 있던 돌고래자리가 20분쯤 지나자 조금 더 높아져 아까보다 산에서 더 멀어진 것이 보였다.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 돈다고 교과서에서 배우긴 했다. 동심원을 그리는 별의 궤적이 찍힌 일주 사진도 여럿 보았다. 별이 움직이는 것은 지구의 자전 때문이니 그 속도는 하루에 한 바퀴, 360도를 24시간으로 나누면 한 시간에 15도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단순한 계산, 천문학을 책으로 배운 내게는 그저 단위 환산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여러 숫자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날, 돌고래가 내 마음속에서 뛰어오르기 전까지는.
돌고래자리를 생각하면 그날의 풍경이 함께 떠오른다. 초 여름밤 자연대 옥상의 약간 서늘한 공기, 주변 건물의 조명과 교내의 가로등과 도심에서 오는 불빛 때문에 부옇게 밝은 하늘, 신갈 호수와 매미산 사이로 살짝 떠오른 작고 희미한 돌고래자리, 내 기억력과 시력을 동시에 의심하며 머뭇거리다 마침내 확신을 얻었을 때의 어린애 같은 기쁨, 그렇게 배운 별자리는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획, 획,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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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이 사라졌다
<134340>은 무엇인가. 이 번호는 다름 아닌 명왕성의 또다른 이름이다. 본래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었다가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 투표 결과에 의해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수금지화목토천해'까지 읊은 다음 잠시 숨을 멈추게 만드는 바로 그 명왕성이다. 행성보다 작은 소행성, 왜소행성들은 번호가 공식 명칭이다. 대개는 번호만으로 부르고, 별도의 이름이 있는 경우는 번호 뒤에 이름을 붙여 부른다. 그래서 이제 공식적으로는 명왕성을 '134340 명왕성'이라고 표기한다.
태양계 행성의 수가 하나 줄어든 것에 서운한 마음도 들지만, '행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분류한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은 맨눈으로도 보이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밤하늘에서 별과 행성을 구분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래되고 뻔한 개념이었으므로, 행성 개념을 특별히 정의할 필요도 없었다. 태양 주위를 돌면 행성, 그 행성의 주위를 돌면 위성, 위성은 아니지만 행성보다 많이 작으면 소행성, 때때로 태양 주위로 다가와 먼지와 연기를 흩뿌리며 지나가면 혜성이었다. 그런데 관측 기기도 기술도 발전하면서 그런 대강의 분류에 속하지 않는 예외가 많이 발견되었다. 명왕성 근처에서 비슷한 천체가 여럿 발견되자 이들의 정체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명왕성을 행성이라고 하자니 그 이웃들도 모두 비슷한데 그중 누구만 행성이고 누구는 아니라고 하기가 애매모호해졌다. 과학기술은 갈수록 더 발전해 앞으로도 명왕성의 이웃들이 더 많이 발견될 텐데, 2006년에 그 기준을 정하게 되었다. 태양 주위를 도는 둥근 천체 중 궤도를 독점하면 행성, 궤도에 이웃이 있으면 왜소행성으로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명왕성을 발견한 게 미국의 연구팀이라는 사실에 유럽의 천문학자들이 불만을 품고 행성 명단에서 끌어내렸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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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후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조선시대는 13세기 초부터 17세기 말까지 지속된 소빙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 빙하기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추운 시기였다. 그중에서도 1650년에서 1700년 사이에 특히 온도가 낮아서 온 지구가 추위에 떨었는데, 이 시기를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 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한여름에 우박이 기록된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았더니, 과연 마운더 극소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기록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1604년 10월 9일, 밤하늘에 별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크고 무거운 별 하나가 제 수명을 다하고 장렬히 폭발하면서 갑자기 밝아진 것이다. 이것을 초신성이라고 하는데, 폭발할 때 급격히 밝아졌다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이 초신성의 기록을 남겼는데, 같은 시기 조선 관상감 에서도 이를 관측한 기록이 있다. 시간에 따른 밝기 변화를 그려보면 케플러의 기록과 일치한다. '관상감 초신성'이나 '조선 초신성'이 될 수도 있었는데 '케플러 초신성'이라고만 불리는 것은 조금 서운한 일이다.
76년마다 돌아오는 핼리혜성도 우리나라 사료에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989년 고려 선종 때의 기록을 시작으로 조선시재 말인 1835년까지 매번 핼리혜성을 관측하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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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천문학사
고대 그리스에서 태양이 중심에 있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긴 있었다. 너무 일찍 지동설을 주장한 이 천문학자의 이름은 아리스타르코스, 그는 태양과 달, 지구의 크기를 계산해보고는, 태양이 지구보다 훨씬 크니, 작은 지구가 큰 태양 둘레를 돌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양과 별의 속성이 같고, 밤하늘에서 별이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가 돌기 때문이라는, 맞는 말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주장은,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있고 만물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던 시대의 흐름에 묻혀 금세 잊히고 말았다. 지동설이 다시 대두되는 데는, 코페르니쿠스가 탄생하기까지 1800여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오늘날 지동설의 영광을 독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중세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다. 그는 아주 꼼꼼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계산해보아도 지구를 중심에 두고서는 행성들의 운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관측자료를 다시 분석했다. 그의 자료는 태양 중심의 지동설을 말하고 있었다. 태양이 가운데 있고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의 순서로 행성들이 배열되어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런데, 그렇게 홀륭한 분석을 해놓고도 정작 자신의 결과를 믿지 못했다. 과학자로서 확신이 부족했던 것인지, 지동설을 주장하는 순간 시작될 교회의 탄압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던 것인지, 그가 지동설을 기반으로 하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책으로 정리한 것은 말년의 병석에서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발간되었다. 훗날, 그가 완벽하게 옳았음이 증명되고, 지동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발상의 대전환을 촉발하는 사건을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고 비유하는 시대가 오리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꼼꼼한 천문학자의 계보는 튀코 브라헤로 이어진다. 그는 많은 양의 상세한 관측자료를 남겼는데, 행성뿐 아니라 혜성의 밝기와 위치를 기록했고, 1572년 갑자기 새로운 별이 나타난 것도 발견했다. 아직 맨눈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던 시기다. 현대의 도시와는 달리 밤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많았을 텐데, 없던 별이 생겨난 것을 알아차린단 말인가! 그가 나의 상사나 부모가 아닌 것에 감사한다. 갑자기 나타난 그 별은 본래 잘 보이지 않는 별이었는데 수명이 다하면서 폭발해 일시적으로 밝아진 신성(新星)이었다.
브라헤의 관측자료는 다음 세대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에게 넘겨졌다. 브라혜의 관측기록이 어찌나 정교했던지, 그 자료를 분석한 케플러는 행성의 공전 궤도가 원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행성은 태양 근처에서는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태양에서 멀 때에는 느리게 움직이며, 공전 궤도의 장반경이 공전 주기의 3분의 2제곱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세 가지는 '케플러 법칙'으로 불리며, 천제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기본규칙이 되었다.
브라헤가 활동하던 바로 그 시기에 망원경이 등장했다. 최초로 망원경을 발명한 사람은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제조업자 한스 리퍼세이이지만, 이를 개량해 천체 관측에 사용한 이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였다. 망원경으로 목성을 관측하던 갈릴레이는 목성 주위에 네 개의 작고 밝은 점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날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불리는 목성의 네 위성, 가니메데,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였다. 지구가 아니라 목성 주위를 도는 천체가 있다니! 천동설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개념이었다. 지동설의 실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갈릴레이는 '토성의 귀'도 발견했다. 육안으로는 동그랗게 보이는 토성을 망원경으로 보니 양옆에 동그란 귀가 달려 있던 것이다. 귀는 점점 작아지더니 2년 뒤에는 사라졌다가 그 이듬해 다시 나타나 갈릴레이는 혼란에 빠졌다. 물론 그것은 토성의 귀가 아니라 고리였다. 토성도 지구처럼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납작한 고리의 면이 넓적하게 보일 때도 있고, 고리가 우리의 시선 방향과 나란히 놓여 있어 잘 보이지 않는 때도 있다. 토성이 태양 주위를 도는 주기는 대략 30년. 토성의 고리는 7,8년 주기로 넓게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2017년에 최대로 넓어졌다가 요즘은 서서히 얇아지고 있다.
위성이 목성 주위를 도는 것은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태양계 천체의 모든 궤도를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 공식이 드디어 등장했으니, 바로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모든 물체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으며, 그 힘은 서로의 질량이 클수록 커지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제곱만큼 작아진다. 이것은 태양계 행성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물체, 밤하늘의 모든 별, 그야말로 '만물'에 다 적용할 수 있다.
눈으로 볼 때는 별 하나처럼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면 쌍성인 별들을 수백 개나 발견해 목록으로 만들었고, 토성 너머의 또 다른 행성, 천왕성을 발견했다. 토성까지는 육안으로 볼 수 있지만 천왕성부터는 너무 멀어서 망원경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인류는 망원경의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우리 이옷 행성의 전부인 줄로만 알고 살았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점성술의 의미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천왕성의 기호에는 허설을 뜻하는 H'가 들어 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에서는 샤를 메시에라는 천문학자가 별이 아닌 천체의 목록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1774년, 성운과 성단, 은하의 목록을 완성해 발표했는데, 이 '메시에 목록'은 오늘날까지도 망원경으로 밤하늘 관측하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기본 중의 기본 자료다. 별은 아무리 큰 망원경으로 보아도 그저 밝은 점일 따름이지만, 메시에 목록에 나온 천체들은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볼수록 예쁘고, 오래 볼수록 사랑스럽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다른 모든 자연과학과 공학이 그러했듯이 천문학의 범위 또한 대단히 확장되었다. 인류는 이제 더 먼 우주의 수많은 은하단을 발견하고, 은하의 구조와 신화를 논하고, 우주의 기원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었다. 우주에 망원경을 띄워두기도 하고, 태양계 안의 여러 이웃들에게 수많은 탐사선을 보내고 있다. 1977년에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 2호 탐사선들은 이제 태양의 영향권이 미치는 끝자락, 태양권계면 너머까지 나아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저의 항해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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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으로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연구 주제를 '달'로 바꾼 것은 큰 모험이었다. 대상만 다른 게 아니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원에서 내내 타이탄 대기의 스펙트럼을 관측하고 분석하고 모델링했다. 그런데 달에는 대기가 없지 않은가. 대기 전공자가 대기가 없는 천체를 연구한다니, 대학원 신입생의 심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막상 달을 연구하려고 하니 파일만 열어볼 줄 알았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미 반세기 전에 달에 탐사선을 보냈던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달은 밤하늘에 떠 있는 천체가 아닌 '지질학적 대상'인지 오래다. 어디에 동굴이 있는지, 과거 용암이 흘렀던 구불구불한 계곡 모양의 흔적이 어떻게 생겼는지, 크레이터(행성 표면의 움푹 파인 지형) 내벽의 경사가 급한 곳에서 흙이 무너져 내린 흔적이 어떠한지 등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나는 그런 연구 내용을 단번에 흡수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없었다. 숲을 보지 못한 채 밀림 속에 뚝 떨어져 눈앞의 넝쿨만 보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우선 달 표면의 전반적인 성질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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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해 지는 광경이 좋다고 했다. 나도 좋아한다. 특히 여름철 지루한 장마 끝의 노을을 사랑한다. 마치 솜사탕을 여기저기 헤쳐놓은 듯 색깔도 높이도 서로 다른 구름층이 여러 갈래로 휘몰아치다 갑자기 멈춘 듯한 하늘, 그 역동적인 하늘에 내려앉는 노을은 어찌나 붉고 또 어찌나 강렬한 황금색인지. 그렇게 황홀한 황혼은 태양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렵다. 지구에서 태어난 나를 칭찬한다.
심채경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출판 : 문학동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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