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우리에게 ‘타자’란 무엇인가?

송담(松潭) 2019. 11. 24. 11:28

 

우리에게 타자란 무엇인가?

 

 

 

 

 

 

 ‘타자(他者)’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외의 다른 사람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타자란 글이 들어간 문장을 선명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 외의 다른 사람타자라고 하다면 그냥 타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터인데 굳이 철학용어 타자라 하니 어려워진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 프랑스)의 사상을 소개하면서 푸코의 사상은 한마디로 타자의 사회화 이론이다. 타자란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정상인과 비정인, 서구인과 비서구인 등 이제까지 철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배제된 후자의 그룹을 말한다. 타자의 사회이론이란 이러한 타자를 다뤄온 지식들을 비판적으로 해부하는 학문적 시도를 뜻한다.”고 말했다.

 

 이글을 접하고 나서 타자의 개념이 사회적 약자를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일본 경영컨설턴트 야마구치 슈가 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김윤경 옮김)중에서 소개된 타자의 개념은 더욱 선명하게 이해되었다.

 

 책에서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 1906-1995)가 “타자(他者)는 글자 그대로 자신 이외의 사람이 아니라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고 했다. 또한 네비나스는 바보의 벽이 가로막고 있어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 ‘좀처럼 알 수 없는 상대를 타자라고 했다.

 

 ‘타자가 철학적 화두로 부각된 것은 결국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 소통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나아가 사회적, 국가적 갈등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부부관계에서부터 친구, 이웃 등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이러한 타자성을 깊히 이해할 수 있을 때 상대에 대한 존중과 사랑, 배려가 생기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타자에 대한 개념을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방점을 두어 이해한다면 최근 검찰에서 화제의 인물로 부각된 임정은 부장검사의 글이 울림을 준다.

 

 ‘세상은 물시계와 같구나. 사람들의 눈물이 차올라 넘쳐야 초점 하나가 겨우 움직이는구나. 사회가 함께 울어 줄 때 비로소 역사가 한 발 떼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불의를 외면하는 사람들을 깨우는 죽비소리가 불협화음이 아니라 아름다운 합창을 위한 하모니로 인정될 때, 우리사회는 비로소 따뜻한 정의가 넘치는 사회가 되겠지요. (2019.1.14 경향신문)

 

 단순하게 생각했던 타자라는 개념이 선명하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야 조금 알았고 타자의 개념이 확장되면 그 울림의 반경이 한층 넓고 멀리 간다는 것도 알았다.

 

                                                        늦가을, 세유헌에서 타자를 생각해 보며.....

                                                                                                        (201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