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심리

코스모폴리탄

송담(松潭) 2016. 9. 17. 12:39

 

 

나는 왜 코스모폴리탄이 못 되나

 

 

 “, 코스모폴리탄이야.” 어느 날 친구가 나를 지인에게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코스모폴리탄은 세계시민이라는 뜻이다. 세계화로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이기 시작한 단어가 지금은 인기 잡지 이름이 될 만큼 유행한 단어가 되었다.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필리핀,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서 생활했다. 한 달 뒤에는 학업을 위해 영국으로 떠난다. 나에게는 외국 생활이 자연스럽다. 새로운 곳과 사람들에 적응하는 것은 내 삶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코스모폴리탄이라는 호칭은 내게 과분한 것이다. 진짜 코스모폴리탄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내가 팝송을 잘 모르고, ‘미드’(미국 드라마)도 보지 않고 한식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는 그리스어 Cosmos(세계)Polites(시민)의 합성어로, 개인이 속한 민족·국민·국가 등의 가치 관념이나 편협한 애정, 편견 등을 초월하여 인류를 하나의 겨레로 보는 사고다. 세계시민은 생명과 평화 같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UN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비야나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이들이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라 할 수 있다.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용어는 널리 쓰이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이 개념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면 부정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세계시민이 되려면 해외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 예다. 대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이 해외봉사다.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의 사회를 체험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세계시민으로서 소양을 쌓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그들이 동시에 한국의 다문화 가정에 편견의 시선을 보내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기피하는 것은 모순이다. 많은 청년이 국제기구에서 일하기를 꿈꾸면서 한국 사회의 어두운 곳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사회와 연결되는 끈을 놓는 것은 세계시민의 조건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선천적으로 몸담은 사회와 국가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관심의 대상을 전 세계 사람들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성숙한 세계시민이 되는 길이다. 나이팅게일은 영국인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전 세계 의학 발전에 기여했다. 마더 테레사가 인도 콜카타의 빈곤을 목격하고 측은지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은 우리 주변을 먼저 돌아볼 때 될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하게 지니면서 보다 넓고 깊은 세계시민적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한국인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겉모습만 코스모폴리탄이 아닌, 진정한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출처 : 단비뉴스, 신민주) 

 

 

 

  코즈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

 현대 사회가 직면한 위기들은 이제 더 이상 한 민족국가의 지리적 경계 안에만 제한될 수 없다. 지리적 경계를 넘나드는 이주민, 경제·정치 난민, 전쟁 난민, 국적 없는 난민 또는 지구 온난화나 국제 테러리즘 등의 문제는 이전의 민족국가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을 요청한다. 이 새로운 양상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면서 떠오른 것이 '코즈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이다.


 

 코즈모폴리터니즘은 모든 인간 개개인이 특정 국가나 지역에 소속됐다는 협소하고 배타적인 의미의 시민의식 안에 머무르지 않고, 그 경계를 넘어 '우주의 시민'이라는 의식을 심어 주는 '세계화 시대의 윤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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