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 문화예술

미(美)란 무엇인가

송담(松潭) 2015. 8. 31. 14:28

 

()란 무엇인가

 

 

 

 예술은 사물이나 인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합니다. 그 특징의 하나가 클로즈업하는 것입니다. 야생화 한 송이를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유심히 주목하면 하찮은 삶도 멋진 예술이 됩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훌륭한 회화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것을 액자에 넣어 사람들에게 들어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술의 본령은 우리의 무심함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우리를 깨우치는 것 중에서 가장 통절한 것이 비극입니다.

 

비극은 모든 나라의 문화 전통에서 극화(劇化)되고 있습니다. 예술 장르에서 비극은 부동의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대목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비극이 왜 미()가 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비극이 미()라는 사실이 곤혹스럽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미()란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을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미()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글자 그대로 입니다. 미가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은 미가 바로 각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각성하게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고 미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모름다움이라고 술회합니다. 비극이 미가 된다는 것은 비극이야말로 우리를 통절하게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얇은 옷을 입은 사람이 겨울 추위를 정직하게 만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한매(寒梅), 늦가을 서리 맞으며 피는 황국(黃菊)을 기리는 문화가 바로 비극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우리가 비극에 공감하는 것은 그것을 통하여 인간을, 세상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신영복 / ‘담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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