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

송담(松潭) 2014. 11. 21. 06:47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

 

 

 

 사랑이란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춘향이와 이도령처럼 사랑하기 전에는 그저 철없는 이팔청춘이었다가 사랑에 불이 붙은 뒤 운명과 권력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바로 사랑이라는 에너지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자신에 대해 탐구도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전적으로 몸의 사건입니다. 신장의 물과 심장의 불이 어우러져 수승화강(水昇火降)의 기운이 맹렬해지는 몸적인 사건입니다. 사랑은 머리와 꼼수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사건이 일어날 때 우리는 자신의 몸을 탐구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더더욱 건강해져야 합니다. 멜로의 주인공처럼 만나기만 하면 울고불고 사고가 나고 어디가 아프고 쓰러지고 하는 것은 서로에게 불행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소화도 안 되고 여기저기가 아프고, 또 사고가 난다거나 좋지 않은 일이 자꾸 발생한다면 헤어질 것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부정적인 에너지의 교감 때문입니다.

 

 서로 건강한 에너지를 교감하려면 내 몸이 건강해야 합니다. 다이어트 같은 것에 중독될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 있는 에너지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헤어지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헤어진 뒤에도 나를 생각해주기를 바라기보다, 정말 괜찮은 삶을 사는 사람과 만났었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고귀해져야 합니다. 사랑은 서로에게 삶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사랑에도 생로병사가 있고 사계절이 있습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은 봄입니다. 그리고 불타오르는 여름의 단계를 지나 점차 무르익은 가을 거쳐 겨울이 오면 권태의 시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모든 단계를 자신의 힘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사랑의 종말을 감당하고 나면 어느덧 배짱이 생깁니다. 또 한 계절이나 일 년 정도가 지나고 나면 나를 떠난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생겨납니다. 지금껏 그 사람과 함께였다면 결코 누릴 수 없는 많은 행운을 누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랑이든 사랑에는 하나의 마디가 정리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결혼한 부부 역시 언젠가는 배우자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이혼과 별거 등으로 이별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사랑의 종말에 대한 훈련과 자기 단련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우주의 법칙이고 내 몸이 갖고 있는 생명의 리듬입니다.

 

 

고미숙 / ‘나는 누구인가(공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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