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채팅에서
멀쩡한 남자 만나길 바라는건 아니죠?
결혼하신 여자분들이 연애하고 싶어서, 호기심으로, 혹은 심심해서 채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팅에서 괜찮은 남자와의 우연한 만남, 낭만 가득한 이야기는 천리안 시절의 옛이야기입니다. 유부녀들에게 채팅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고 실제로 험한 일을 많이 당하는데도 여전히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하지 말라는 말은 부질없어 보이고, 하는 분들을 말릴 수도 없으니, 경험자들이 주는 몇가지 팁을 알아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듯합니다.
일단 채팅에서 능력있고 멀쩡한 남자는 0%라고 보면 된다는 중평입니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가 채팅사이트에는 자주 출몰합니다. 타워펠리스에 산다는 펀드매니저, 능력있는 작곡가라고 주장하는 뮤지션, 종목을 밝히지 않는 전문직(?) 종사자 등 다양하더군요. 모두가 다 알다시피, 채팅에서 이런 남자를 만나는건, 여의도 광장에서 아무데나 돌을 던졌을때 굉장히 잘생긴 젊은 재벌 2세를 맞추고, 돌맞은 그 남자가 나를 보고 한눈에 반할 확률과 같은 것입니다.
채팅에서 전문직이니 뭐니 직장 얘기하는거 다 거짓말입니다. 그런 남자들이 뭐 할일 없다고 밤중에 유부녀들과 채팅하고 있겠습니까. 그런 남자들은 만날 사람도 많고 할 일도 많아서 바쁩니다. 세월아 네월아 낚시하는 심정으로 유부녀 하나 낚아볼려고 채팅사이트에서 상주하는거 불가능하지요. 채팅은 피시방에 죽치고 있는 백수 폐인을 만날 거라는 생각으로 하셔야합니다.
그리고 채팅할 때 가장 조심할 것은 제비족이나 돈뜯는 남자를 만나는 경우입니다. 채팅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여자랑 자는게 목적이지만 제비족이 상당수 있고 그들은 그 일이 직업인 관계로 24시간 상주한답니다. 말은 못하지만 채팅해서 제비족한테 돈 뜯긴 경우가 의외로 많고, 채팅으로 만난 여자들에게 20억의 수입을 올린 제비의 전설이 전해지더군요. 그런데서 만난 남자에게 돈주는 여자, 말만 들어도 참 한심하고 맹해보이지만, 멀쩡한 여자들도 이렇게 한심하고 맹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제비라고 불리우는 겁니다.
나는 절대로 안당할거라는 그 생각이 사고를 불러옵니다. 그 제비들은 오랜 세월 단련된 선수들입니다. 민간인이 선수 이길 수 없지요. 남자 만나서 돈의 ‘ㄷ’ 자만 나오면 그 남자가 누구든지, 그 이유가 어떤 설득력을 갖든지 바로 도망올 수 있을만큼 내공을 쌓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채팅에서 만나는 남자들은 철저하게 스쳐가는 사람, 엔죠이의 대상이라고 생각해야한답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여러 명을 만나야한다는 얘기지요. 애인을 한명, 혹은 둘만 만들면 진짜 사랑을 하게 돼서 돈뜯기고 가정 파탄나니까 최소 10명 이상의 애인을 만들라는 충고를 주더군요. 그래야 서로 비교가 가능해서 제비나 이상한 남자 알아볼 수 있고 집착하지 않게되고 끝낼 때도 상처받지 않는답니다.
결론은, 요즘 채팅사이트는 공짜로 자보려는 남자들과 공짜로 폰섹하려는 남자들, 그리고 돈벌이하려는 제비들만 우글거리는 지뢰밭이라는 겁니다. 채팅을 하면서 괜찮은 남자를 만날거라는 생각이나 사랑, 애틋한 감정, 마음이 통하는 대화 같은 것을 기대하면 곤란합니다. 사막에서 꽃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일이지요.
채팅은 외간 남자와 원나잇하고 싶을 때만 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하지만 원나잇일 때도, 그 남자가 수갑과 채찍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는 것, 병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몰카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 남편보다 잠자리 기술이 훨씬 더 형편없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마셔야합니다. 채팅을 한다는 것,
생각보다 멀고 험난한 길입니다. 아무쪼록 건투를 빕니다.
송강희의 누드토크 / 2007.4.13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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