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42

연암 박지원의 우정론

연암 박지원의 우정론 명말(明末) 양명좌파(陽明左派)의 기수였던 이탁오는 “스승이면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다. 친구이면서 스승이 될 수 없다면, 그 또한 친구가 아니다.”라며 배움과 우정의 일치를 설파한 중세 철학의 이단자다. 이처럼 시공간을 넘어 주류적 사상의 지형에서 탈주한 이들의 윤리적 무기는 언제나 우정이었다. 연암 박지원의 우정론은 한결 넓고 깊다. 한 에세이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벗이란 ‘제2의 나’다. 벗이 없다면 대체 누구와 더불어 보는 것을 함께 하며, 누구와 더불어 듣는 것을 함께 하며, ... 장차 누구와 더불어 지혜와 깨달음을 나눌 수 있겠는가? 아내는 잃어도 다시 구할 수 있지만 친구는 한 번 잃으면 결코 다시 구할 수 없는 법. 그것은 존재의 기반이 송두..

인생 200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