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양 수필

새로움 가득하나 꿈과 희망 가득하나

송담(松潭) 2007. 1. 13. 22:51

 

 

새로움 가득하나 꿈과 희망 가득하나

 

 

                     

이웃사랑 일러스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나는 요즘도 시간이 나면 도서관을 찾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어의 매력 때문일까? 30여 년 전 관광종사원이 되기 위해 일 년 공부한 것이 일본어에 대한 전부이지만, 몇 일본인과의 뜻깊은 교류를 통해 지금도 일본인만 만나면 말을 걸고 싶은 것이 나의 심정이다. 특히나 요즘 국제우편담당을 하다 보니 우체국을 찾는 일본 유학생들과의 친한 대화가 이어지기도 하고 현재는 일본어능력시험 2급을 지금 준비하고 있다.

 

우체국 업무로 3-4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일본 유학생이 있다. 그의 결혼식 초대를 받고 식장에 가보았더니 그의 배우자는 한국인 남성이었다. 그 유학생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구태여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었지만 왜 그런지 일본어 공부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에게 직장에서 스터디그룹이 형성된다면 시간을 내어 일본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반승락을 받아놓은 셈이다.

 

 5-6년 전 우체국에 방문한 일본인과의 인연은 정말 기이하기만 하다. 할아버지와 함께 일본인 다섯 분이 우체국으로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 커피를 권해드리고 작은 기념품을 챙겨드렸다. 그리고 며칠 후에 그때 일본인 할아버지로부터 감사의 편지가 날아왔다. 93세의 고령에도 정성을 다해 편지를 보내주시고 집안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과자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챙겨 보내셨다. 그런 인연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김과 라면 등을 보내드렸고 이래저래 민간 외교관(?)역할을 하면서 외국어 실력은 날로 늘어 갔다.

 

 서로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국제전화도 간간히 하였는데 2년 전에는 일본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며느리의 편지였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한국의 우체국 직원에게 변함없이 관심을 쏟아달라는 말씀을 남기셨다며 그 집안의 며느리는 한 아름 일본의 먹을 것을 국제특급으로 전해왔다. 그렇게 때마다 과분한 선물을 보내오고 종종 엽서가 날아오면서 인정은 끊이지 않았다. 편지를 쓰며 작지만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진귀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반드시 외국어에 국한된 친절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의 작은 친절은 언젠가 되돌려 받는다는 사실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구태여 친절을 강조하지 않아도 적은 관심 하나가 직장과 사회에 얼마나 크나큰 희망을 안겨 주는지. 나는 여전히 길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길 안내도 종종 한다. 그들이 자기나라에 돌아가면 평생 추억의 한 토막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벌건 눈으로 퇴근할 때가 자주 있지만 하루를 충실하게 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얼마나 가슴 뿌듯한지 모른다. 자기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직장과 사회의 발전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잠깐의 만남이지만 순간을 놓치지 않고 힘이 되는 말 한마디로 꼭 웃음을 한 아름 안겨 주려고 한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돌아가는 고객의 모습! 그 환희! 방송으로 말하자면 우리 인생은 생방송 진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삶이 정말 생방송이지 않은가? 소중한 삶의 연장선상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다름 아닌 꿈을 실현하기 위함이리라. 모두 파이팅!

 

 

장기양(서대문우체국)/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서울체신청 사보, 2006년 가을호)

 

 

 

 

 

'장기양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없는 사랑  (0) 2020.11.15
수집이야기  (0) 2020.09.19
작은 追憶 , 큰 幸福  (0) 2020.05.23
東 유럽 旅行記  (0) 2019.04.28
베트남 하롱베이에 다녀와서  (0)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