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유부남!

송담(松潭) 2007. 1. 5. 13:02
 

 

유부남! 남자도 아니고 교류할 대상도 아니다

 

 

부하 직원들, 아니, 정확하게는 부하 여직원들하고만 잘 지내시는 부장님의 이야기입니다. 여직원들과 술마시며 ‘격의없이’ 본인의 아내에 대해서 이야기한답니다. 애교도 없고 의부증 걸린 사람처럼 시시콜콜 감시하고 섹스도 거의 안해준답니다. 인간적인 척, 소탈한 척, 진솔한 척, 권위적이지 않은 척, 온갖 ‘척’을 다하며 한다는 소리가 겨우 이겁니다.


그 부장은 정말로 아내와의 갈등이 고민돼서 이런 얘기를 했을까요? 이제 겨우 20대인 여직원들을 데리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는 그 자리에 적절한, 대화 상대와 걸맞는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친한 친구나 정신과 의사에게나 하는 아주 내밀한 이야기이지요. 부부클리닉에나 가서 해야 할 이야기를 저런 자리에서 합니다. 자리도 황당하지만 상대도 참으로 ‘부적절’하지요.


그 자리의 여직원 중 한명이 그러더군요. “그렇게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장님이 불쌍해요. 부장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다른 여자 만나도 그 부인은 할말 없을거 같아요.” 이분 제대로 낚였습니다. 뭐 할말이 있겠습니까. 저런 얕은 수가 먹히는 이 현실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지요.


내 아버지가 회사에 나가서 어린 여직원들한테 저런 소리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먹고, 빨래해준 깨끗한 옷입고 나가서 저렇게 흰소리 하고 있습니다. 푼수라는 표현도 아깝지요. 유부남을 볼 때, 남자가 아닌 내 아버지로 생각하고 그 행동을 보면, 행간이 읽히고 진실이 보입니다.

 

제발 부탁이니, 미혼 여성 여러분! 남의 남편 결혼이 불행하든 말든 관심갖지 마십시오. 그런 주제넘은 짓 하시는거 아닙니다. 당신들이 동정해주지 않아도 그 부인들이 잘 입히고 잘 먹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구제해주려는 생각일랑은 꿈에도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도 남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싶다면 지구상에 불쌍한 사람들 천지에 널렸습니다. 멀리 아프리카까지 가지 않아도 내 동네에 결식아동, 외국인 노동자, 독거노인 많습니다. 그냥 자원봉사 하세요.


유부남은 불가촉 천민이라고 생각하셔야합니다. 어떤 개인적인 관심도, 관계도 애초에 맺어서는 안됩니다. 쓸데없는 오지랖은 본인 인생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게 하는 일입니다. 제발, 회사는 회사고 집은 집인 것처럼, 유부남은 남자도 아니고 인간적으로 교류할 대상도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내 상사고 내 직장 동료일뿐입니다.


처녀들에게 인간적인 척 관심을 보이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유부남, 개인적인 이야기 털어놓는 유부남, 개인적인 선물 주는 유부남, 다 제정신 아닌 사람들입니다. 유부남들의 접근에, 인간적인 호감을 이성적인 호감으로 생각하는 도끼병에 자신이 걸렸을까봐 고민하실거 하나도 없습니다. 도끼병이 아니고 진짜 당신을 꼬실려고 하는거 맞습니다.


요즘 천지가 지뢰밭입니다. 직장을 낚시터로 생각하는 유부남들도 많습니다. ‘애인’ 만들고 싶어서 혈안이 된 유부남들, 길거리에 바글바글합니다. 유부남에게 관심가졌다가 엮이면 3대가 피곤합니다. 반경 2미터내로 접근금지입니다. 그저 멀리 멀리 피하면서 조심, 또 조심하십시오. 오존 경보는 발령하면서 왜 유부남 경보는 발령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송강희/'내 남자가 바람났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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