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활은 무예와 같다
남녀간의 성생활에 관한 이론과 기법을 연구하는 ‘방내학’(房內學)은 고대 중국에서 자신을 닦는 수련·수양의 문화 가운데 하나로 분류돼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서양에서는 성의학, 성과학, 성학 등으로 불린다. 동양의 방중학은 ‘방중술’(房中術)이라고도 하는데, 사람의 몸을 천지자연의 대우주에 대비되는 작은 우주로 보는 ‘천인합일’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단순히 남녀 교합· 섹스의 흥미문제를 지나서 생명, 건강 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인식이다.
“교합의 도에는 고유형상이 있어 남자는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고 여자는 온갖 병이 없어지며 남녀 쌍방이 다 보익을 받아 정신이 유쾌해지고 기력이 강건해집니다. 그 이치를 모르면 몸이 날로 못쓰게 됩니다.”
대구에서 전통무예인 국기십팔기 무덕회 도장을 운영하는 박청정(46·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관장이 고대 중국에서 내려오는 방중술을 편역한 <중국방내비적>(中國房內秘籍)을 펴냈다. <소녀경><옥방비결><십문><삼원연수참찬서><자금광요대선수진연의> 등 옛 문헌 17편을 해제해 원문, 주해, 역문, 요점 순으로 엮어놨다. 중국 고대 방중술은 주나라 때 시작돼 진한 때 이뤄지고 위·진·수·당 때 성했다고 한다.
박 관장은 이 책에서 “방중술은 말초의 쾌락을 즐기는 기교·기술이 아니라 서로 교감하는 마음을 전제로 남녀가 몸과 마음으로 한덩어리가 되며, 자연의 본성에 합일시키는 ‘신성융회’(神性融會)라”고 강조한다. 방중술은 인간의 건강과 화목한 부부생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년 이상 십팔기 무예를 수련해온 무도인이 왜 이런 책을 펴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성생활과 무예는 한가지”라고 말했다. “무예나 기공수련, 독서하거나 영화보기, 목욕 등 이런 문화생활이 모두 ‘양생’입니다. 성생활도 역시 양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큰 테두리에서 보면 무예나 성생활이 다 같다고 볼 수 있죠.” 양생은 생명을 도탑게 기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남녀가 함께 사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강조하면서 “‘홀남자 홀여자’ 즉 독신들이 오래 살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건강을 헤치지 않고 기를 보전해가며 성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늘이 내린 성이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모두들 쉬쉬하며 터놓고 말하기를 꺼리는 경직된 풍토가 오히려 성범죄와 성병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소녀경> 같은 중국 방중술 문헌이 수준높은 고급지식이며 중요한 학술대상인데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나도는 삼류의 저질 소설류로 취급되는 현실이 늘 안타깝다. 그래서 그는 성생활, 또는 방중술 등을 대학에서 체계적인 학문으로 연구해야 하고 더 나아가 국민보건의 차원에서 깊이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사진 대구/구대선 기자 (2007.1.26 한겨레)
아내를 위해 얼마나 배려하는가?
방광염 때문에 내원한 30대 후반의 여성과의 상담 도중 흘러나온 이야기다. 25살에 결혼을 한 그녀는 3년여의 연애기간이 있었다. 혼인 전부터 둘은 한 달에 두세번 잠자리를 가졌으나 그녀는 별다른 성적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예비남편의 이끌림으로 마지못해 관계를 맺는 편이었고, ‘이런 걸 도대체 왜 하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오르가즘’이란 무엇일까?
영화에선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주체 못할 몸짓을 하며 서로 좋아하는 모습이었으나 자신은 전혀 그렇지 못했고 또한 이해도 되질 않았다. 결혼 후에도 부부관계는 오로지 남편을 위한 전유물로 생각되었고, 흔히 말하는 ‘오르가즘’이란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어떠한 느낌인지 갈피조차 잡을 수 없었다. 세월이 갈수록 남편과의 성관계는 하나의 의무였지 즐겁지 않았고, 오히려 통증만 있어 잠자리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였다.
‘오르가즘’이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최고의 성적기분을 일컫는 극쾌감으로, 섹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고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남성은 사정과 동시에 오르가즘을 비교적 수월하게 느끼고 예외 없이 경험하지만 여성은 다르다. 여성의 경우, 천천히 달아올라 자신의 흥분도가 최고조에 달할 때 경험하게 되며 남자보다 완만하고 지속적이며 더 황홀하다. 그런데 문제는 오르가즘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거나 매우 드물게 경험하는 여성이 뜻밖에도 많다는 것이다.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성적 흥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문제의 출발은 여성이 충분한 쾌감에 도달하기 전에 먼저 사정을 해버린 후, 파트너의 마음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하산하는 남성에게서 찾을 수 있다. 흥분이 채 되기도 전에 허탈하게 끝나버린 섹스에서 여성의 오르가즘은 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삽입 전에 충분한 애무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운동선수가 시합 전 워밍업을 충분히 하는 것처럼, 섹스도 충분한 전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10분 이상은 여성의 성감대를 자극시켜 질 윤활액이 나오도록 유도하고, 성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도록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여성은 자신의 흥분도를 차츰 알게 되고 쾌감을 즐길 수 있게 되며 오르가즘에 도달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성감대를 개발시키고 서로 노력하여 섹스가 즐겁도록 만들어야 황홀경의 오르가즘이라는 산을 정복하는 것이다. 극치감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상대남성의 책임이 절반이상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최소한 10분 이상?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여성상위가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위한 좋은 체위가 될 수 있다. 체위 특성상 질의 G spot과 음핵을 더욱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상체위 보다는 남성의 사정이 늦춰져 이중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남성독자들은 아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얼마나 배려하는가? 혹시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점에 대해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정치영/ 테마필 피부비뇨기과 원장
(2007.3.12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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