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겨울 강가에서

송담(松潭) 2006. 5. 15. 17:45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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