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 이기은
기다림은 비어있는 하얀캔버스
연두색 봄, 녹음 짙은 여름
붉은 정열의 가을을 그리고
남긴 여백은 하얀 겨울
다음엔 고즈넉한 기다림
기다림이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내 가슴에 있기에
누군가의 마음에서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기다림은 기다림만으로 아름답다
기다림의 공간에 끝 없는 그림을 그린다
빼곡하게 채워져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덧 그린다
삶이 지루한 날
갈피갈피 걷어내며 어제를 추억하려
곱게 분단장 시켜놓고 꼭 보담어 안으려
기다림은 온전히 내게서 잉태된
선홍빛 열정이기에...
출처 : 다음카페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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