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기다림의 미학

송담(松潭) 2024. 7. 19. 06:24

기다림의 미학 / 이기은

 

 

 

기다림은 비어있는 하얀캔버스

연두색 봄, 녹음 짙은 여름

붉은 정열의 가을을 그리고

남긴 여백은 하얀 겨울

다음엔 고즈넉한 기다림

 

기다림이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내 가슴에 있기에

누군가의 마음에서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기다림은 기다림만으로 아름답다

 

기다림의 공간에 끝 없는 그림을 그린다

빼곡하게 채워져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덧 그린다

삶이 지루한 날

갈피갈피 걷어내며 어제를 추억하려

곱게 분단장 시켜놓고 꼭 보담어 안으려

 

기다림은 온전히 내게서 잉태된

선홍빛 열정이기에...

 

출처 : 다음카페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