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부유층의 생활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
폼베이의 도무스(A.D 79 베수비오 화산 분화)
고대 로마인은 어떻게 생활했을까요? 도무스(비교적 부유한 층의 도시주택)로 불린 그들의 주택에는 대개 아트리움이 있었습니다. 이 아트리움은 중앙에 수조가 있고 천장에 천창(콤픞루비움)이 뚫린, 하늘로 활짝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욕장과 공공시설을 비롯한 도시 전반에 상수도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집에서는 빗물을 생활용수로 쓰기도 했습니다.
또 도무스는 벽을 공유하는 형태로 나란히 지어져 창문이 없었으므로 콤플루비움(천창)으로 채광을 했습니다. 아트리움은 이처럼,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과 빛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도무스에서는 현관, 아트리움,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는 방(타블리늄), 안뜰 및 페리스틸리움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이 구조는 침입자가 들어와도 쉽게 알 수 있고 관리가 쉬우며 부를 과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아트리움에는 의자와 가재도구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일상생활, 식물과 건물 등을 소재로 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그림들은 나중에 '폼페이 4양식'으로 불릴만큼 예술적으로 뛰어났습니다. 아트리움은 언제나 시민들이 모이는 개방된 공간이었습니다. 집주인은 손님들을 불러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폼페이는 이탈리아 나폴리 근교의 지역으로, 고대 로마시대에 도시가 번영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여 도시 전체가 매몰되고 말았습니다. 화산재에 묻힌 수많은 도무스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고 있습니다.
* 아트리움 : 고대 로마 주택의 중앙 정원. 실내에 설치된 넓은 마당, 주위의 건물로 둘러싸인 안마당 등을 일컽는다. 대개 바닥에는 얕은 연못이 있고 상부 지붕에는 천창이 나 있으며 주위에는 작은 방들이 딸려ㅜ있었다. 최근에는 호텔, 사무용 건물, 상업시설 등의 실내 중정, 즉 여러 층이 뚫린 실내 공간을 유리 지붕으로 씌운 것을 가리킬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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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돔을 만들어 낸 상상 못할 재료의 정체
판테온(118~128)
지중해의 패권을 쥔 고대 로마 제국은 자국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로마신전에 특별히 새로운 기술과 높은 예술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서 건물을 지을 때 스였던 마름돌쌓기 방식에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인들이 진화시킨 핵심 구조가 아치입니다.
아치 구조가 크게 발전했을 무렵, 상상도 못했던 재료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로마식 콘크리트인 '로만 콘크리트'입니다. 이것은 화산성 흙에 석회와 잡석, 벽돌 파편, 물을 섞어 만든 건축 재료입니다. 로만 콘크리트는 형들을 만들어 형태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
이 로만 콘크리트의 장점과 아치를 활용하여 완성한 것이 로마세계의 중심으로 불리는 초대형 돔 판테온입니다. 꼭대기에 뚫린 직경 9미터의 구멍으로 비쳐드는 햇빛은 시간대별로 벽면을 이동합니다. 천체 운행의 법칙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느껴질 만큼 극적인 연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치와 콘크리트만큼 중요한 것이 오더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고대 로마 건축에서는 아치와 콘크리트가 구조를 책임지므로 오더가 구조를 떠받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도 고대 로마인과 그 후손들은 오더를 미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벽에 장식으로 붙이는 방식으로 계속 사용했습니다.
이 초대형 돔은 1436년에 산타마리아 델피오레 대성당이 등장하기 전까지 1000년 이상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건축 역사가 끊임없이 발전해 온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처럼 판테온은 고대 로마인의 세계관에 아치(볼트+돔), 로만 콘크리트, 장식 오더라는 획기적인 요소들이 더해져 비로소 탄생한 건축물입니다. 내부에 건축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 사람들이 예술의 경지로까지 승화한 그 모습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스기모토 다쓰히코 외 글, 노경아 옮김, 고시이 다카시 그림/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중에서
< 참고>
판테온 신전
이탈리아 수도 로마 나보나광장에 있는 로마 신전(神殿)으로, 서기115∼125년경 아드리아누스(Adrianus)황제에 의해 건축된 로마 최대의 원개건축(圓蓋建築)이며 안토니우스 피우스황제(138∼161) 때 완성되었다. 최초의 건물은 기원전 27년 로마의 집정관 아그리빠(Agrippa)가 범신을 숭배하기 위하여 사유지 중앙에 직사각형의 형태로 세웠는데 지금의 판테온 방향과는 반대로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신전은 화재로 손상되었고 80년에 재건되었으나 또 다른 화재로 손상을 입었고, 그 후 아드리아누스황제에 의해 새롭게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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