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2021 여름

송담(松潭) 2021. 7. 21. 05:16

 

 

 

2021.6.18

 

 

꽃 속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갓 피어난 것이어서 그런 것인지 속이 참 깨끗하고 맑습니다.

아름다움에 더하여 연하고 순수한 빛깔이 마음까지 밝게 해 줍니다.

이처럼 맑고 고운 순간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으면 합니다.

전원생활이 힐링인 것은 바로 이런 순간을 맞는 것입니다.

(2021.6.27)

 

뒷산에서 가져 온 죽은 나무토막을 화분위에 올리니

목부작이 되었습니다.

 

 

백일홍꽃을 위에서 내려다보았습니다.

꽃 속에 또 다른 작은 꽃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피어 있습니다.

작은 꽃들은 엄마꽃 품에 안긴 새끼 꽃들인가요?

 

자세히 보면 뭔가 새로운 것들이 있습니다.

 경이롭습니다.

 

 

나리도 활짝 피었습니다.(2021.6.27)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 산문집 <기쁨이 열리는 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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