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2021 봄

송담(松潭) 2021. 4. 28. 09:09

2021 봄

 

 

 

며칠 전 뒷산에서 뿌리가 붙어있는 고목을 캐와

페인트로 단장하여 꽃밭에 배치했습니다.

뿌리가 붙은 것을 연리근(連理根)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나무박사 우종영박사의 연리지에 대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서로 가까이 있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부르는데, 두 나무의 뿌리가 이어지면 연리근(連理根), 서로의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라고 일컫는다. 연리지 현상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그저 가지끼리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종국에는 맞닿은 자리가 붙어 한 나무로 변한다. 땅 아래의 뿌리는 둘이면서 지상에 나온 부분은 그렇게 한 몸이 되는 거다. 연리목은 가끔 만날 수 있지만 가지가 붙은 연리지는 매우 희귀하다.

 

바람에 상처를 입어 속살이 드러났다거나, 아니면 두 줄기가 살짝 맞닿아 있다가 그대로 붙어 버리는 연리지,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한번 연리지 된 가지는 두 번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리지를 보면 사람도 저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부부가 나무의 연리지처럼 살 수 있다면 그 삶은 진정 행복할 것이다.

 

서로 근본이 다른 둘이 만나서 한 몸을 이루는 것이 결혼이라면 우리는 정말 제대로 만났다. 아내는 아니라며 들은 척도 안 하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두 사람이 서로 합해져 더 완성된 모습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나무의 연리지 현상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나무가 자기 스스로를 버리는 약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연리지를 이룬 나무가 다른 나무들보다 크고 풍성하게 자라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연리지 된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한 발짝 물러서서 한 몸을 이룰 줄 알기 때문이 아닐까. 나와 내 아내가 이제까지 그래 왔듯 말이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지난 40년이 그랬듯 내 남은 삶 또한 아내와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문득 어느 커피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이었던가. 그렇다면 나무 의사인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게다.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우종영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동백꽃(2021.3.28)

 

 전원의 봄밤, 보름달이 떴습니다. 오늘이 음력 2월16일(202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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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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