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창녀를 사랑한 수도사

송담(松潭) 2021. 4. 14. 09:38

회개시킨 창녀를 사랑한 수도사 - 타이스의 명상곡

 

 

 

황진이와 오페라 Thais

 

우리나라 역사에서 최고의 팜므파탈(Femme fatale)을 꼽자면 역시 황진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움으로 남자들을 유혹하여 그들을 파멸시키는 황진이는 지족선사라는 고승을 유혹하여 30년 수도를 파계시킴으로써 다시없는 요부의 위력을 보여준다. 오페라 타이스에서 주인공 타이스는 서양의 황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런 것이 타이스에서도 지족선사의 역할로 남자 수도승이 등장한다. 스토리 전개가 사뭇 코믹스럽지만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번민을 보여준다. 타이스의 아름다움에 빠진 수도자와 수도자의 설교에 빠져 죄를 회개하는 타이스! 수도승의 경우는 있을 수 있는 내용으로 이해되지만 후자인 타이스의 경우에는 회개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색다른 오페라 타이스! 그래서 ‘타이스의 명상곡’은 더욱 우리에게 감명 깊게 다가오는 친숙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무대는 4세기경 이집트

 

1막

 

나일강기슭에 수도사들의 천막이 보인다. 수도사인 아타나엘은 알렉산드리아 도시의 타락에 지치고 슬퍼하면서 이 모든 원인이 아름다운 창부인 타이스에게 있음을 한탄한다. 꿈속에서 아름다운 타이스의 매혹적인 모습을 본 아타나엘은 그녀를 개종시키기로 결심한다. 알렉산드리아 니샤의 집 테라스에서 아타나엘은 쾌락을 즐기는 젊은 철학자 친구 니샤에게 타이스를 회개 시킬 계획을 이야기한다. 니샤는 그의 생각을 비웃지만 타이스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한다. 드디어 만난 두 사람. 아타나엘이 창녀 타이스를 참회시키고 개종시켜 신에게 인도하려고 하자 요부인 타이스는 오히려 그를 유혹한다. 아타나엘은 그녀의 유혹을 경멸한다.

 

2막

 

타이스의 집, 타이스는 자신이 늙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진저리를 친다. 아타나엘은 그녀에게 쾌락을 추구하는 삶의 헛됨과 진짜 소유해야 할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깊은 깨우침을 준다. 아타나엘이 타이스의 집 문 앞에 있는 층계에 쓰러져 자고 있다. 타이스는 수도사인 아타나엘의 충고를 깊이 새겨듣고 어떻게 해야 구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 아타나엘은 로마인 알빈과 많은 젊은 여인들이 소박하게 살고 있는 수도원으로 그녀를 인도한다. 그 수도원안에서 타이스는 모든 죄를 깨끗이 씻을 때 까지 있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자신의 집을 불태운 뒤 허름한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3막

 

사막의 오아시스, 아타나엘과 타이스는 알빈 수녀가 있는 수도원에 도착하고 죄를 뉘우친 타이스는 수녀들과 합류하게 되지만 더 이상 타이스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타나엘은 슬퍼한다.

 

나일강 기슭의 수도사들의 천막

 

아타나엘은 아름다운 타이스의 모습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며 우울증에 빠져든다. 노 수도사인 팔레몬은 악마의 유혹에서 빠져 나오라고 아타나엘을 꾸짖는다. 아타나엘은 기도하다가 잠이 들고 꿈속에서 수녀들 사이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타이스를 본다. 벌떡 일어난 아타나엘은 소름이 끼치도록 타이스를 보기를 원한다.

 

가까스로 수도원에 도착한 아타나엘은 마지막으로 죽어가는 타이스를 만난다. 아타나엘을 알아본 타이스는 그녀를 구원해준 아타나엘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다. 하지만 사랑의 표현을 마구 퍼붓는 아타나엘 앞에서 인간세상의 모든 욕망과도 멀어지고 열정도 식어진 그녀는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김현정 / 수원대 음대 교수 gimpo1234@naver.com

 

 

출처 : 김포신문(20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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