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망각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기억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알리고 싶어
서류상으로 주민번호를 등록하고,
학교라는 공동체에 들어가고,
때로는 사랑을 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인지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한편
누군가에게는 잊힌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3초, 5분, 몇 달, 혹은 몇 년간 기억되다
끝내 필요 없는 이가 되어버리면 결국 잊히고 만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잊히고 있을까, 기억되고 있을까.
꼬맹이여행자(장영은) / ‘삶의 쉼표가 필요한 때’중에서
* '끝내 필요없는 이'가 아니더라도,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