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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송담(松潭) 2018. 10. 1. 11:41

 

미스터 션샤인

 

 

 ‘미스터 션샤인이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30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에서는 고애신(김태리) 대신 유진 초이(이병헌)가 숨을 거두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진 초이는 타카시(김남희)의 통역관을 죽이고 고애신(김태리)의 이름이 담긴 의병 명단을 훔쳐 김희성(변요한)에게 줬다. 이토 히로부미(김인우)는 의병을 폭도로 몰았다. 영국 외신 특파원 프레더릭 메켄지 기자는 의병들을 취재했다.

 

 구동매(유연석)애기씨가 태운 가마에 타지 않겠다. 타면 애기씨가 위험해진다며 고애신을 떠났고, 결국 죽음을 맞았다. 김희성은 호외를 발행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다 숨졌다. 고애신은 만주행 기차를 탔다가 일본군에게 발각됐고, 유진 초이는 고애신을 돕고 사망했다. 유진 초이는 한성에 있는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2년 후 고애신은 의병 대장이 됐다. 고애신은 우리 모두는 불꽃이었고 피고 졌다. 그리고 또다시 타오르려고 한다. 동지들이 남긴 불씨로. 잘가요 동지들. 독립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이라며 동지들을 떠올렸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파리의 연인’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도깨비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사랑받은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었던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 소식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오는 이병헌과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신예 김태리의 브라운관 데뷔작이라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였다.

 

 ‘미스터 션샤인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또 있었다. 국내 드라마 최대 규모인 400억이 제작비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스터 션샤인은 기대를 충족시키며 성공적으로 24회를 완주했다. 8.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22회에서는 16.6%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비록 김은숙 작가의 전작 도깨비처럼 20%를 넘지는 못했지만 최근 tvN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었다.

 

[캐릭터 오디세이] 부드럽지만 강하다, 넉살 좋은 '여자 하정우'

 

 ‘미스터 션샤인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명대사와 신선한 캐릭터, 스토리가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김태리는 첫 드라마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면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잠깐 주목받고 지나가는 배우가 아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미스터션샤인' 하이라이트/명대사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미스터 션샤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병헌은 연기력으로 극찬받는 배우답게 오랜만에 돌아온 브라운관에서도 명불허전 연기력을 보여줬고, 애절한 스토리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유연석 변요한 등 다른 배우들도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열연을 펼쳤고 이스포츠투데이에 미스터 션샤인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스포츠투데이(2018.10.1)

 

안방 블록버스터의 새 가능성 연

미스터 션샤인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생략...)

 

 지난주 방영을 시작한 tvN <미스터 션샤인>은 안방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4부작인 <미스터 션샤인>은 사극으로선 미니시리즈에 가깝지만, 이 장르를 통해 드라마적 재미의 최대치에 도전하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전작인 KBS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에서 기존의 멜로 중심 이야기를 뛰어넘어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서사를 결합해 종합엔터테인먼트로서 드라마의 진화를 실험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을 위한 최적의 무대를 사극에서 찾았다. 사실 사극은 그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영화계에서는 이미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았다.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로 알 수 있듯, 사극은 거대한 스케일로 극장가를 초토화하는 할리우드산 대작 영화에 맞설 만한 가장 경쟁력 있는 장르다.

 

 먼저 캐릭터를 보자. 남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는 김은숙 드라마 하면 흔히 떠오르는 재벌 후계자가 아니다. 노비 출신의 그는 주인에게 살해당하는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서도 홀로 가난과 인종차별을 버티며 성장했고, 결국엔 군대에서 공을 세우며 계급 상승을 이뤄냈다. 유진의 서사는 글로벌 성장담의 표준이 된 아메리칸 드림을 구현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남주인공 캐릭터의 변화다. 여주인공 애신(김태리)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사대부집 규수로, 밤에는 저격수로 살아가는 그녀는 가면 히어로의 이중생활을 그대로 따른다. 강인하고 역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대중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설정이다. 남녀 주연배우의 나이차에 따른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신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든다.

 

 이에 더해 정의, 평등과 같은 대의명분과 이에 걸맞은 선 굵은 서사가 있다. 구한말 격변기를 배경으로, 제국주의적 탐욕에 저항하는 영웅들의 활약, 차별 없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 등 글로벌 시청자들도 공감할 만한 세계관의 확장을 보여준다. 여기에 김은숙 특유의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간다. 여주인공을 둘러싸고 세 명의 남자가 순정을 바칠 정도로 러브라인이 복잡해졌지만, 모두가 치열한 시대적 고민을 지닌 캐릭터로서 설득력을 얻는다.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라는 애신의 내레이션 위로 주요 인물들이 교차 편집되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로맨스가 역사와 유리되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을 예고한다

  (...생략...)

 

 김선영 / TV평론가

(2018.7.13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