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90대 치매 노모를 돌보는 60대 아들의 간병일기

송담(松潭) 2018. 6. 10. 06:00

 

90대 치매 노모를 돌보는 60대 아들의 간병일기

 

 

 

 오늘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엄마의 공습경보에 바로 대처했으니 말입니다. 한번은 경보를 제때 듣지 못해 침대시트가 온통 똥불꽃놀이판이 되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불꽃놀이 아시죠? 가끔 벽에 똥칠할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단 사건이 터지면 분비물이 묻은 빨랫감은 바로 세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란색으로 천연 염색(?)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빨래를 마치고나면 어느덧 새벽 4시 휴~. 이렇게 한판하고 나면 진이 빠집니다.

 

 아기는 쉬나 응가를 하면 바로 울음으로 기저귀 교체 신호를 보냅니다. 그 덕분에 아기 엉덩이는 뽀송뽀송합니다. 그런데 장기 입원 중인 환자나 치매 어르신의 경우 엉덩이에 물집이 있거나 피부가 물러져 있는 분이 많습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우니 제때 기저귀를 갈아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집에서 돌봄을 받은 분은 덜합니다.

 

  일본에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에 교육생이 기저귀 한 장으로 하루 종일 생활하는 실습이 있다고 합니다. 대소변이 가득한 기저귀를 차고 있는 기분이 어떤지를 알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육생들은 그 찜찜함을 통해 환자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요양시설에서는 어떤가요? 대부분의(혹은 일부) 시설에서는 하루에 1-2회만 기저귀를 갈아주니 환자의 중요 부위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장기간 누워서 생활하는 어르신이나 치매 환자에게 욕창만큼이나 신경 써야 하는 것이 피부질환입니다. 베개도 앞뒤로 자주 돌려줘 머리를 환기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습진이나 모낭염 등의 피부질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간호는 역지사지(易地思之)입니다.

 

 

 

 

 

 글/정성기 adesk@naver.com 별명은 스머프 할배징글맘을 위해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60대 평범한 남성입니다. 저서로 <나는 매일 엄마와 밥을 먹는다>가 있습니다.

 

 공무원연금 2018.6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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