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송담(松潭) 2017. 5. 30. 15:51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사랑은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는 미지의 장소로 떠나는 여행이고, 불가사의한 세계를 향한 모험이다. 모든 사랑은 위험하다. 사랑은 그 속성상 반쯤 미친 상태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랑은 세계의 법칙들에 의해서는 계산되거나 예측할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다. 이것이 사랑의 불가사의함이다. 사랑은 욕망과는 다르다. 사랑은 정성과 재연(再演)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은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반복해야 한다. 사랑은 그것을 선언하는 말과 지속하겠다는 말을 삼켜야만 살아 있을 수 있는 생물이다. 그런 말과 약속이 끊기는 순간 사랑은 덧없이 죽는다. 평범해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사랑이 품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많은 사랑들이 이것에 실패하기 때문에 끝난다.

 

 

(사진출처:지교헌교수님으로부터)

 

 

 사랑에는 집착과 숭배의 측면, 새로운 관계에의 갈망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사랑은 시작과 동시에 끝을 향한다. 끝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은 없다. 인간이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랑은 더없이 골치 아프고 어려운 시련으로 들어서는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그것은 사람들이 어느 시대에나 항상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기쁨, 경이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길고 긴 낮과 오랜 밤의 기쁨을 모른 채 산 자들이다. 그 가엾은 이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으리라. 당신, 세상을 사는 동안 기쁨을 모르셨지요. 하지만 기다리세요. 곧 당신은 사랑 속에서 안식과 행복을 찾게 될 거예요!

 

 

(사진출처:지교헌교수님으로부터)

 

 

 이 지구에 사람이 단 두 명만 남는다 하더라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속되는 한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의 광휘에 감탄하면서 살아갈 테다. 사실을 말하자면 사랑은 미완성의 질병이다. 누구도 이 질병을 완성할 수 없다. 누구나 평생 사랑을 구하며 산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랬다. 생에서 겪는 가장 중요한 실존사건인 죽음사랑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책의 세계로 이끌었다.

 

 나는 사랑에 대해 썼지만 사랑은 여전히 모호하고 알 수 없다. 다만 사랑이 타자의 존재 자체, 이렇게 단절되고 재구성된 내 인생에서 자신의 존재로 완전히 무장하고 불쑥 솟아난 타자와 관련되는 것(알랭 바디우)이라는 사실과 그것이 늘 경이롭고 눈부시다는 걸 겨우 조금 알 뿐이다.

 

 

(사진출처:지교헌교수님으로부터)

 

 장석주 / ‘사랑에 대하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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