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기 전에
유정옥
무성했던 여름이 옷을 벗는다.
텃밭을 물들이던 빨간 토마토
노란 참외
보랏빛 가지...
그렇게 많은 우리들의 추억을
나더러 어떡하라고
모두들 떠나는 걸까
내 곁에 아직 남은 것은
언제나 환하게 웃고 있는 너의 얼굴뿐
가을이 오기 전에
가슴에 안고 있던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대지처럼
나도 이제는 담담히 이별을 맞이해야지
잊는 것도 사랑이려니
보내는 것도 사랑이려니
가을이 오기 전에
네가 있어야 할 그 곳으로 너를 떠나보낸다.
너를 보낸 텅 빈 하늘에선
기러기가 줄지어
돌아올 수 없는 아주 먼 길을 떠난다.
그대!
부디 잘 가라
소중한 사람들 2016.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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