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습관적인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 바닥에서 스치고 지나감이나 다를 바
없다.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한다.
그 향기로운 여운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태어나기 전에 인간에게
최소한 열 달을 준비하게 하는 신은
죽을 때는 아무 준비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라고
성인들이 일찍이 말했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하는 인간은 분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안다.
죽음이 삶을 결정하고 거꾸로 삶의 과정이
죽음을 평가하게 한다면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살면서 가끔은 울어야 한다 / 고창영
살면서 가끔은 울어야 한다
곪은 상처를 짜내듯
힘겨운 세상 살아가면서
가슴 한가운데 북받치는 설움
때론 맑은 눈물로 씻어내야 한다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 / 홍영철
“네 영혼으로
음악을 듣도록 해.“
덩컨은 가난도 고독도
하얗게 잊게 하는 음악이, 춤이 좋았다.
무용을 하는 언니 엘리자베스를 따라 춤을
추었다. 혼자서 숲속과 해변을 뛰어다녔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는 음악이었고
몸짓은 곧 춤이 되었다.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 / 허허당
사막은 사람을 푸르게 한다.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선
사람이 스스로 푸르더라.
두려워 마라.
그대가 지금 황량한 사막에 홀로 있어도
온 세상을 푸르게 할 수 있는 주인공이다.
초원의 바람을 가르다 / 신영길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았던 그 길에서,
별처럼 맑은 이슬을 보았다.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갈 때라도
길을 달리는 한, 빛은 있다.
고난의 순례길, 눈물을 흘리면서도
씨를 뿌리러 나가야 한다.
이제 길은 내 뒤에 있다.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틱낫한
우리 자신 속을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그 안에서 꽃과 쓰레기를 함께 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정원사가 거름을
꽃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듯이 우리 또한
분노와 미움, 우울증과 차별심을 사랑과
이해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상이 하는 일이 그것이다.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 노진희
‘어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무엇이 맞는 건지 몰랐고,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내렸던 결정은
되레 덫이 되어 나를 넘어뜨리곤 했다.
내년이면 서른다섯이라는 생각에
새삼스럽게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란
어느 밤, 이제 그 헌 연습장일랑은 덮고
새 노트를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도원/ ‘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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