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불단에 올리는 육법공양의 의미

송담(松潭) 2017. 5. 23. 05:44

 

 

 

불단에 올리는 육법공양의 의미

 

 

 

 부처님은 인도에서 말하는 성인의 형상으로 묘사되는데,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냥 살이 찌고 건장한 체격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부처님이 하루에 한 끼만 드신 수행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묘사를 사실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예수님은 공양물을 받지 않고, 공자님은 1년에 두 번(탄신과 기일) 공양을 받으시는데, 부처님은 매일 공양을 받으시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불전에 올리는 여섯 가지 공양물

 

 불전에 올리는 공양물의 종류는 여섯 가지다. 사찰의 중요 의식에는 육법공양(六法供養)이 빠지지 않는데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께 올린다는 말이다. 여섯 가지 공양물은 향, (), , 과일,차, (마지 또는 떡)이다. 이 중 과일을 제외한 다섯 가지는 특별한 의식을 치르는 날이 아니더라도 항상 올리는 공양물이다. 꽃은 지화(紙花)와 같은 조화를 썼기 때문에 항상 올려져 있는 공양물이며 향로, 촛대, 찻잔은 언제나 모셔져 있다가 아침저녁의 예불과 사시(오전9~11) 불공 때 새로 채워진다. 또 사시 불공 때는 마지, 즉 뫼()도 올라간다. 뫼란 그릇 위로 높이 쌓아 올린 풍성한 밥이 산의 형상과 닮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고봉(高峰, )’이라는 것이 있다.(무덤을 뫼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무덤은 큰 산속에 작고 보잘것없는 산이라는 의미로 뫼똥이라고도 한다.)

 

 전체적인 구조가 조금 복잡할 수 있는데 사당에 모셔놓은 제상이나 명절의 차례상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과거에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과일을 쉽게 올릴 수 없어 일상적인 행사에는 생략하고 49재나 부처님오신날과 같은 큰 행사에만 올랐다. 또 꽃은 지화가 아니라 계절별로 다른 생화를 쓰기도 했다.

 

 

 육법공양의 형성과 상징성

 

 사찰에서는 보통 사시(巳時:오전9~11)에 불공(공양)을 드린다. 부처님 당시 인도 수행자들은 오전에 한 끼만 먹었는데 사시불공은 여기서 유래한다. 인도는 날씨가 덥기 때문에 음식이 부패하기 쉽고, 이와 같은 영향으로 한낮인 12시 이후에는 먹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수행자는 오전에만 공양을 하는 원칙이 수립된다. 더불어 불교가 발생한 인도는 더위로 인한 냄새 때문에 일찍부터 향을 피우는 문화가 발달했다. 반면 더위는 사시사철 풍부한 꽃과 과일을 만들어낸다. 이런 문화가 종교와 결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육법공양이다.

 

 물론 육법공양은 인도문화를 기반으로 우리의 종교 인식과 해석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 , , 과일, , 쌀은 각각 해탈향(解脫香), 반야등(般若燈), 만행화(萬行花), 보리과(), 감로다(甘露茶), 선열미(禪悅米)로 불린다. 해탈향이란 향의 청정성과 연기가 이 세계를 벗어나 하늘에 이르는 것을 해탈에 비유한 것이다. 화장(火葬)을 하고 그 영혼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인식이 바탕에 갈려있다. 반야등은 등불의 밝힘이 지혜와 같이 분명하다는 의미이며, 만행화는 아열대 기후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꽃의 두루한 측면을 상징적으로 차용한 것이다. 또 보리과는 보리라는 깨달음은 과일의 결과와 같다는 의미이며, 감로는 산스크리트로 아므리타인데 불로불사의 음료이다. 이 불사약의 탄생과 관련된 신화가 바로 우유바다 휘젓기, 즉 유해교반(乳海攪拌)이라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앞 다리 난간에는 이를 형상화한 조각이 아직 남아 있다. 차가 중국문화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인도의 감로와 차를 연결시킨 발상이 매우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선열미는 선정의 기쁨은 정제된 쌀과 같은 것으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살펴보면 육법공양은 다분히 인도문화적 가치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수용한 결과라고 하겠다.

 

자현스님 / ‘사찰의 비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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