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나를 괴롭히는 악령(惡靈)을 쫓아내라

송담(松潭) 2014. 8. 15. 18:36

 

나를 괴롭히는 악령(惡靈)을 쫓아내라

 

 

 

 나는 지금까지 육체와 정신이라는 이분법(二分法)에 의해 정신또는 영혼과 동일시했다. 그런데 최근에 을 구분하는 글을 접했는데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고 여기서 ()’은 인간의 마음이나 감정을 좌우하며 육체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과는 별도로 육체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이 있는데 이 ()’은 본디 자유로운 존재이고 거주할 육체가 죽으면 다른 세계로 간다고 한다.

 

 우리의 몸속에는 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생전에 모친께서는 너희 김씨 집안은 조상묘를 술귀신이 있는 곳에 썼는가보구나, 술이 원수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자주 난다. 우리가 가끔 술에 취해 했던 어떤 행동들을 후회하면서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구나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밖에서 이 들어왔거나 내 몸속에서 기거하고 있는 이 그렇게 엉뚱한 잘못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몸에 있는 은 나의 주체이자 정신이고 은 외부로부터 온 것으로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신은 하나님과 같은 유일신이나 악마, 마귀, 잡귀 등으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자신 속에 있는 ’(정신)이 밖으로부터 온 을 제압하거나 무시하고 살면 실존주의적 삶을 사는 것이고, 반대로 이 주관하는 대로 사는 사람은 종교인이 되거나 무당 등으로 살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몸속에 있는 나쁜 신, 즉 악령, 마귀를 쫓아내야 한다. 생전에 모친께서 얘기하셨던 술마귀같은 것을 내 몸 속에서 쫓아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고치지 못하는 나쁜 습관은 알콜과 같은 중독증에 의해서 생긴 것인데 이 중독증은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한다. 종교에 의존하거나 누군가의 절대자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한다. 이처럼 나의 몸은 연약하고 나의 혼 역시 나쁜 영을 이길 수 없으니 이때 우리는 더 위대하고 거대한 영을 초청하여 내 몸과 혼(정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나는 11년 전 모친께서 돌아가신 후에야 서서히 내 몸속에서 술마귀를 쫓아낸 것 같다. 지금은 술마귀가 거의 나를 괴롭히는 일은 없다. 그러나 이제 내 몸속에서 좇아내야 할 영(마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담배다. 내 몸속에서 45년 동안 기거해 온 담배의 영을 내쫓아야 한다. 그동안 수없이 담배에 대한 애찬과 해괴(駭怪) 망측(罔測)한 논리로 함께해 왔는데 나의 육체를 좀먹어가는 과 기거하면서 그것을 낙()으로 삼다가 이제야 악한 영과 동거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오늘은 광복절이다. 69년 전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 오늘 나는 45년이라는 흡연의 질곡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한다. 앞으로 악한 영이 나를 괴롭힐 때에는 굳이 교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엎드려 기도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