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송담(松潭) 2014. 1. 21. 13:20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내가 묻힐 곳을 골랐다네.”

 

어딘데요?”

 

여기서 그다지 멀지 않아, 언덕 위의 나무 밑이야.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지. 굉장히 평화로운 곳이야. 생각하기에 안성마춤이지.”

 

거기서도 생각을 하며 지낼 계획이세요?”

 

거기선 죽어지낼 계획이네.”

 

교수님은 농담을 하고서 킥킥거리며 웃는다. 나도 따라서 웃는다.

찾아줄 텐가?”

 

찾아갈까요?”

 

그냥 얘기하러 화요일에 와 주게. 자넨 언제나 화요일에 오지 않나?”

 

교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지금과 같지는 않을 거예요.”

내가 말한다.

 

, 대화 말인가?”

 

교수님은 눈을 감고 미소를 짓는다.

 

내 말 잘 듣게. 내가 죽은 다음에는 자네가 말을 하게나.

그럼 이제는 내가 들을 테니까.

 

 

 

 

 

< 2 >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히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네.”

 

 

< 3 >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진정으로 그리워할 만한 스승이 있는가?

당신을 있는 그대로 귀한 존재로, 닦으면 자랑스럽게 빛날 보석으로 봐 준 그런 스승이 있는가?

혹시 운이 좋아서 그런 스승을 기억 속에서 찾아낸다면 그에게 다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만 그럴 수도 있고 나처럼 교수님의 침대 곁으로 직접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중에서

 

 

 

여기 모리 슈위츠라는 사회학 교수가 있다.

사지를 쓰지 못하다가 결국 숨쉬기도 힘들어지는

루게릭병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으며 죽음을 앞둔 환자이다.

 

이 책은 모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서너 달 동안 그의 제자 미치와 매주 화요일에

함께했던 수업 내용이 정리된 것이다.

이 수업의 주제는 인생의 의미였다.

 

이것을 통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된다.

세상이 중요하다고 선전하는 무의미한 것들에 매달리는 대신

타인을 동정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또 사는 것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

죽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배우게 된다.

 

1998년 어느 봄날

공경희(번역자)

 

 

 

 

 

 

 

 

 

 

 

 

 

 

 죽음에 대한 담론은 언제나 가슴을 서늘 하게 합니다.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마지막에 오는 고통 -통증과 영원히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외로움- 심연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절망...

 

 어머니는 저를 만나면 매번 울먹이면서 " 아픈데도 없고 다 좋은 데 이렇게 아들 딸들

다 두고 죽어야 한다는 게 슬프다 " 하시다가도 " 나는 괜찮다. 아이들 잘크냐? 먹고 살기는 괜찮지? 하신다.

 

평소 죽음에 대해 한번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으셨을 어머니, 삶만이 인생의 전부 이셨던 어머니...

이제 그 악착 같았던 삶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애닯은 것인가 보다.....

 

언제인가 어느 책에서 영원히 없어짐 ( 죽음 ) 이란 어떤 상태인가를 ' 그 사람의 사진이나 기록을  보고도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 것' 이라고 말하면서 ' 사람이 헤어지거나 죽더라도 그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것' 이라는 글에 감동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고 이 아침이 아주 편안 합니다. 감사 합니다.

 

                                              < 2014.5.24 최태열 부시장님께서 주신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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