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심리

죄수의 딜레마도 해결하는 스킨십의 위력

송담(松潭) 2013. 12. 30. 07:00

 

죄수의 딜레마도 해결하는 스킨십의 위력

 

 

 

 ‘죄수의 딜레마라고 들어보셨나요? 두 명의 범인이 체포되어 서로 다른 방에 격리되어 조사를 받습니다. 서로 간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하죠. 이들이 자백여부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결과가 주어집니다.

 

둘 중 하나가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즉시 풀어주고

나머지 한 명은 10년을 복역해야 합니다.

그리고 둘 모두 서로를 배신해서 죄를 자백하면

두 명 다 5년을 복역합니다.

그런데 만약 두 명 모두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둘 다 6개월만 복역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범인의 입장에 서서 추리해보죠.

먼저 상대가 자백할 경우부터 생각하면

내가 자백을 안 하면 10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자백하면 5년만 살면 되니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겠죠.

 

다음으로 상대가 자백하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보죠.

내가 자백을 안 하면 6개월은 감옥에 있어야 하는데

자백을 할 경우 바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니 상대가 어떻게 하든

내 입장에선 자백하는 것이 유리해 보입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자백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둘 다 자백을 합니다.

그 결과 둘 다 5년 동안 감옥에 있게 되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둘 다 자백을 안 하면

고작 6개월만 감옥에 있으면 되는데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합니다.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니까요.

 

 이처럼 각자 자기 입장에서 최대한 유리하게 선택하다보면

정작 유리한 결과는 가져오지 못합니다.

이 상태를 내쉬 균형이라고 하는데

합리적이지만 이기적인 인간의 속성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버트 커즈번 교수는 이 연구에 약간의 변형을 주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죄수 역할을 하러 가기 전에 연구진이 참가자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믿음을 주고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을 해보니 길게 복역할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자백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그저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었음에도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판단이 아닌 상대를 함께 고려하는 결정을 하도록 유도한 겁니다.

 

 비슷한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서명운동을 할 때 가벼운 신체접촉을 하면서 서명을 부탁할 경우엔 81퍼센트가 서명을 해주는데 신체접촉 없이 서명을 부탁하면 55퍼센트만 서명을 했다고 합니다.

 

 접촉이란 인간의 선의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입니다. 물론 접촉도 접촉 나름이겠죠. 상대가 불쾌해하는 접촉이라면 그건 접촉이 아니라 공격에 불과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적절한 스킨십, 한번 시도해보세요.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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