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라는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사랑하고 미워하고 파괴하고 창조하고 방황할까? 왜 한 몸에서 선악의 두 뿌리가 솟아날까?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우리는 명백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영원한 수수께끼에 대하여 해답 아닌 해답을 내린 시인 하이네가 있다. 그가 하이델베르크의 로렐라이 언덕에 올라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해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역설적인 시 한 편을 읊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찬란히 반짝이는 하 많은 저 별빛 너머로 살고 있는 자
그는 누구인가
그 해답을 기다리는 자
그는 바보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고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를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
김종재 / '예방경영의 인생을 위하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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