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빈곤과 풍요의 자식이자, 아름다움의 종, 사랑

송담(松潭) 2012. 3. 13. 05:17

 

 

빈곤과 풍요의 자식이자, 아름다움의 종, 사랑은

아름답고 좋은 것을 갖고자 하는 힘이다

 

 

 

 사랑! 이보다 달콤한 말이 또 있을까? 사람들은 마치 중독성이 강한 약을 복용한 것처럼 사랑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모른다. 왕위계승권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좇아가는 이도 있기도 하며, 신에 대한 사랑에 취해 한평생을 보내는 이가 있기도 하다. 부모들의 사랑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까닭에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설화는 사랑이야기 전체를 대변하는 자격을 지닌다. 사랑의 마약을 삼킨 이 이야기의 두 주인공은 사랑 외에 세상에 이룰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 죽음에 이르도록 서로를 사랑한다.

 

 그런데 도대체 사랑이 정확하게 무엇일까? 철학자 플라톤이 그의 대화록 향연에서 전하는, 사랑의 본질에 접근하게 해주는 재미있는 신화가 있다.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났을 때 신들은 잔치를 열어주었는데, 그 잔치에는 풍요의 신 포로스도 와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빈곤의 여신 페니아가 무엇이라도 얻으려고 잔칫집을 기웃거리다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포로스를 발견했다. 너무도 가난했지만 잔치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던 페니아는, 포로스에게서 자식이라도 얻자는 생각에 그의 곁에 누웠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사랑(에로스)으로서, 이 에로스는 그날 잔치의 주인공인 아프로디테의 종이 되었다.

 

 이 신화만큼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잘 알려주는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빈곤의 여신의 아들답게 늘 배고파하며 갈구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사랑은 무엇을 갈구하는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종답게 그것은 아름다움을 갈구한다. 그리고 풍요의 신인 아버지를 닮아 늘 새로운 힘을 얻는다. 한마디로 사랑은 아름답고 좋은 것을 언제나 자기의 것으로 가지기를 원하는 힘이다.

 

서동욱 / ‘철학연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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