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을 만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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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륜에 대해 윤리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그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볼 때,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가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얼마나 성실하게 부양할지’라면, 어째서 ‘남의 남자’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걸까. 유부남들과 만나는 미혼 여자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녀들은 죄책감과 사랑의 기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탈진하고 만다. 그 끝은 언제나 비극적이며 행복과 거리가 멀다. 물론 짧은 즐거움으로 끝나는 불륜도 있다. 어떤 여자들은 유부남만 만나면서 스릴을 즐기기도 한다. 그러한 불륜은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라리 납득 가능하다. 그렇지만 고통으로 시작해 고통으로 끝나는 불륜이라면, 어째서 여자들은 그 불길에 뛰어들고 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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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유부남과의 사랑을 털어놓은 그녀 역시 그랬다. 그녀는 점점 더 수척해 갔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다고 눈물지었다. 그녀는 부인보다 자신이 더 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굳게 믿었으며, 어째서 그가 빨리 이혼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처럼 똑똑하고 현명한 여성도 다른 경우와 다를 바 없이 불륜의 비극적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고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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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우리의 가장 연약한 마음이 하는 일이라, 최선을 다해 지키지 않으면 쉽게 찢어지고 산산조각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을 지키려는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 유부남을 사랑하게 되면, 당연히 마음이 찢겨나갈 수밖에 없다. 나는 당신의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부인을 생각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사랑은 죄가 아니지만, 당신 자신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죄니까.
이별의 슬픔과 아픔은 곧 지나간다. 당신이 상처 입어 쓰러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 할 때, 그는 곁에 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때의 당신이 더 멋있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곽금주 / ‘도대체, 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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