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심리

슬럿 워크(Slut Walk)

송담(松潭) 2011. 7. 19. 10:12

슬럿 워크(Slut Walk)

 

 

 

 

 한여름 핫팬츠나 배꼽티로 한껏 멋을 내는 여성들이 많다. 무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쭉 빠진 몸매를 자랑하고 싶은 노출증도 한 몫 거들어 여름의 거리는 현란한 패션쇼 무대가 된다.

 

 이렇듯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지만 올해는 한 술 더 떠 아예 옷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스타일이 유행이다. 이름붙여 하의실종’. 헐렁한 티셔츠에다 매우 짧은 아래 옷으로 언뜻 보면 아랫도리는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착각하기 쉽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이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행에 뒤질세라 너도나도 하의실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출은 성범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 맨살을 드러낸 여성을 보았을 때 충동적인 성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고, 실제 통계에서도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른바 슬럿워크’(Slut Walk) 시위다. 슬럿워크는 올해 초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토론토에서 한 경찰관이 대학 강연 도중 여성이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헤픈 계집’(Slut)처럼 입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항의하고자 생겨났으며 곧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슬럿워크는 여성의 야한 복장이 성범죄의 원인이 아니라는 뜻을 알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일부러 여성들이 몸에 꼭 끼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행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6일 서울 도심에서 슬럿시위가 열렸다. 슬럿워크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입을 권리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를 외쳤다.

 

 물론 옷을 어떻게 입느냐는 표현의 자유다. 그러나 민망하다 못해 고개를 돌리게 할 정도의 옷이라면 사회적 책임문제에 해당한다.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복장이 범죄를 불러오게 한다면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올 여름 거리풍경은 하의실종인지 상식실종인지 헷갈린다.

 

박치경 / 사회부장(2011.7.19.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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