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웃음자리별

송담(松潭) 2009. 12. 21. 11:57

 

웃음자리별

 

신이현

 

 

첫눈에 반한다는 건

 

내 눈 속에 별 하나 두는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더러 찾아가는 생선 가게 주인처럼

 

일 년에 두 번쯤 만나더라도

 

피붙이라도 만난 듯 낭창낭창

 

아! 오랜만예요, 왜 그렇게 안 왔어요?

 

해 질 녘 더 환해지는 햇살처럼

 

낯꽃을 피우고,

 

노자라며 천 원짜리 한 장 슬그머니 내주는

 

하! 그 정겨움에 그만 시름을 잊게 하고 마는,

 

제법 묵직한 생선 봉지가 전에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며

 

돌아서 오는 길

 

첫눈에 반하길 잘했지

 

끄덕끄덕 더러 웃음 짓게 하는 그이는

 

내 눈 속에 넣어 둔 달고 구수한 웃음자리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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