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꿈속에서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들
과거를 모두 잊으라는 게 아니라 과거의 기억은 남아 있지만 과거의 기억을 현재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해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지만 미래의 생각에 빠져서 그것을 현재화하지는 마십시오. 과거의 기억 속에 사는 사람은 꿈속에 사는 사람이고 미래의 염려 속에 사는 사람도 꿈속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결코 현재를 사는 사람이 아니며 꿈속에서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상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것을 번뇌라고 하는데 이 번뇌에서 벗어나야 붓다가 되는 것입니다.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이 “나 좀 살려 줘!”하고 소리치면 깨어 있는 사람은 ‘저 사람이 지금 잠꼬대를 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합니다. 그처럼 과거의 상처 때문에 지금도 괴롭게 사는 사람은 꿈속에 사는 사람과 같습니다.
< 2 >
이 세상 어떤 것도 항상한 것은 없다
이 우주(물질)는 이루어지고 머물렀다가 흩어져 사라집니다. 이 육신(생명)은 태어나고 늘고 병들어 죽어 갑니다. 이 마음(정신)은 일어나고 머무르고 달라지고 사라집니다. 저 높은 산도 결국은 깎여서 모래와 흙으로 돌아가고, 그것이 퇴적되어 굳어서 다시 바위가 되고 산이 됩니다.
이 세상 어떤 것도 항상한 것은 없습니다. 제행(諸行)이 무상(無常)한 줄 알면 허무주의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상할 줄 모르기 때문에 변할 때 충격이 와서 허무주의가 됩니다.
파도가 밀려오고 파도가 밀려가니 허무한 게 아니고 파도라는 그 성질 자체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것입니다. 물결이 치는 것은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작용, 하나의 원리, 하나의 현상입니다. 차도 새 차를 사서 시간이 지나면 낡아서 폐차가 되는 것이고, 사람도 태어나 시간이 흐르면 늙고 병들어 죽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늘 체득해야 합니다.
< 3 >
마음의 병은 어디에서 오는가
몸의 병처럼 마음의 병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마음의 병이라 할 수 있지만, 분류하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마음의 병은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팔만 사천 번뇌 망상’이라고도 했고 그걸 좀더 줄여 ‘백팔번뇌’라고도 했습니다. 그걸 좀 더 줄여서 말하면 ‘팔고(八苦)’, 더 줄여서 ‘사고(四苦)’, 좀 더 줄이면 ‘고(苦)’입니다.
이 모든 마음의 병은 자기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괴로움이 누군가로부터 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괴롭다고 말할 때 ‘남편 때문에 못 살겠다. 자식 때문에 못 살겠다. 부모 때문에 못 살겠다’라는 식으로 어떤 이유를 됩니다. 그 이유라는 게 다 자기 주변에 있는 인간의 문제, 아니면 재물의 문제입니다. 학생이라면 공부 때문에 못 살겠다. 친구 때문에 못 살겠다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이걸 한마디로 하면 ‘괴로움은 경계(境界)로부터 온다’가 되겠습니다. 경계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고, 머리로 이런저런 알음알이를 하는 대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그런 꼴은 보기가 싫고, 그런 소리는 듣기가 싫고, 그런 냄새는 맡기가 싫고, 그런 건 먹기가 싫고, 그런 건 하기가 싫고, 어떤 것은 생각도 하기 싫게 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잘 살펴보면 사실은 다 자기 마음으로부터 일어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데 바깥으로부터 온다고 잘못 생각하고 문제를 풀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법륜 / ‘날마다 웃는 집’중에서(발췌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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