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심리

활력곡선(vitality curve)

송담(松潭) 2008. 3. 13. 11:52
 

 

활력곡선(vitality curve)




 GE의 잭 웰치 전(前) 회장이 젊은 관리자로 플라스틱사업부를 이끌던 때 일이다. 웰치의 아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하는데 같은 반 친구가 다가와 갑자기 주먹을 휘둘렀다. 웰치의 아들은 영문도 모르고 당했지만 그 전날 웰치가 친구 아버지를 해고한 데 대한 분풀이였다. 웰치는 훗날 "당시엔 그 일(해고)을 제대로 처리했다고 생각했지만 분명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 웰치는 회장이 된 뒤 '활력곡선(vitality curve)'을 도입해 체계적 인력 구조조정 원칙을 세웠다. '활력곡선'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의 '20 대 80 법칙'에서 나온 개념이다. 상위 20%가 부(富)의 80%를 차지하고, 핵심인력 20%가 업무의 80%를 감당하고, 핵심고객 20%가 매출의 80%를 올려 준다는 법칙이다.


▶ 웰치는 임직원을 상위 20%, 중위 70%, 하위 10% 세 범주로 나눴다. 실적이 탁월한 상위 20%에게는 임금 인상·스톡옵션·승진으로 보상하고, 중위 70%는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도록 격려·지원하고, 하위 10%는 내쫓았다. 웰치는 중위 70%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들을 'vital 70'라고 했고 여기서 활력곡선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3년쯤 지나 문제 직원이 거의 사라진 뒤에도 웰치는 10% 퇴출을 계속 밀어붙였다. "가슴 아프지만 해고도 엄연한 비즈니스의 일부"라고 했다.


▶ 가차없는 인력 구조조정이 GE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적평가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조직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받았다. 포천지(誌)는 2006년 '웰치의 경영지침서를 찢어버리라'는 제목으로 '최고 인재가 아니라 열정적인 사람을 고용하라' '능력보다 영혼을 소중히 여기라'는 새로운 경영원리를 소개했다. 웰치 후계자 이멜트 회장도 실적이 부진한 직원에 대한 퇴출보다 팀워크를 강조한다.


김기천 / 논설위원

(2008.3.13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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