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보우하사, 저 법비들을 벌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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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비(法匪)는 불리하다 싶으면 순간 법추(法鰍)가 된다.” 2016년 12월 당시 조국(서울대 교수)이 종적 감춘 우병우(민정수석)를 쏘아붙인 말이다. 법비는 법을 악용하는 도적, 법추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법기술자를 뜻한다. 중국말 법비는 1990년대 이 땅에 등장했다. 해방정국 경찰, 박정희·전두환 시대 중정(안기부)·방첩사(보안사) 지나 사정권력을 검찰이 쥐었을 때다. 민주화 산물이자 수혜자, 그 검찰에서 내란 수괴가 나왔다. (...생략...)
농반진반으로, 범털·잡범들이 말하는 ‘3계’가 있다. ‘1도 2부 3백’, 도망가고 부인하고 뒷배 찾으란 말이다. 윤석열도 그랬다. 차벽·인간벽 세워 체포를 피했고, 다 아니라 했다. 그 뒷배는 최상목·심우정, 아스팔트·기독교 극우가 세 축이겠지 싶다. (...생략...)
물(水) 흐르듯 가라는(去) 게 법(法)이다. 하나, 내란의 단죄가 더디다. 실체 규명은 굴곡진다. 법비들 탓이다. 그런다고 생중계된 내란의 본질이 달라질 건 없다. 백척간두에, 100일 넘게 나라가 서 있다. 쉬는 청년 120만이고, 자영업자 넷 중 셋(900만)이 월 100만원을 못 번다. (...생략...)
내란은 진보·보수 문제가 아니다. 그 밤엔 시민이 막고 국회가 해제했다. 이제 헌재가 끝내야 한다. 내란 수괴 탄핵심판은 대대로 교훈 삼을 역사의 법정이다. 헌법의 존엄을 세우고, K민주주의 법통을 잇고, 진실이 법기술을 이기고, 국운을 일으키는 최고 헌법기관의 권위와 권능을 보여주길 기도한다. 참 오랜만이다. 애국가 읊조리다 눈이 젖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1987년 태어난 헌재의 헌법 수호자들이여. 하느님이 보우하사, 저 법비들을 내리치고 벌하소서. 정의의 이름으로, 무혈 시민혁명의 마지막 획을 그어주소서.
이기수 / 편집인·논설주간
(2025.3.19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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