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박형하가 보낸 편지입니다.
남파랑길에서 온 편지
소피아로렌 주연의 해바라기 영화음악 감상 잘했습니다. 멋있는 친구를 둔 덕분에 마음을 순화시키는 음악을 종종 듣게 되어 행복합니다.
저는 통영까지 걷기를 마치고 어제 오후 늦게 귀가했습니다. 해파랑길은 아버지 같은 길이고 남파랑길은 어머니 같은 길이었습니다. 1차 남파랑길에는 친구도 왔었던 경남 고성의 거류면을 경유했습니다. 그곳에서 백발의 나는 40여 년 전의 보송보송한 솜털의 나를 방관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기는 내 삶의 밑바닥이었더군요. 외롭고 춥고 무서운 격랑 속에 떠있는 조각배와 같은 시간이었음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걸을 수 있는 건강, 걸을 수 있는 시간, 걸으려는 열정, 걸을 수 있는 비용 등 네 가지에서 자유로운 나는 커다란 축복을 받고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때가 신이 내게 주신 시련이었다면 지금은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이라는 발견입니다.
행복의 샘터는 타인에게는 없지만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내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굿밤되시길...^^
(2020.11.25)
신의 은총이 조그마한 어선에 내리는 듯한 바다 풍경
< 친구에게 보낸 답장 >
해파랑길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가장 감회가 깊은 길을 걸었군요 그 시절의 아련한 아픔이 이제는 신이 선물이 되고 행복의 샘터가 되었다는 깨달음은 그동안 무수히 걸었던 고행이 점수(漸修)가 되어 마침내 돈오(頓悟)가 되었소이다
돈오후 점수가 아니라, 점수(점진적인 수행)후 돈오!
친구의 수행길이 아름다운 저녁노을 향해 익어가고 있습니다
‘남파랑길’을 아시나요?
고성군 남파랑길 5개 구간 총연장 87.7㎞ 12코스 창원 진전면~어신리~봉동리~당항항~당항포관광지~배둔시외버스터미널 18.2㎞ 13코스 배둔버스터미널~마동호 둑길~동해면 남촌~거류면 당동~화당~황리사거리 20.7㎞ 31코스 도산면 바다휴게소~해지개다리~남산오토캠핑장~남산공원~대독누리길~부포사거리 16.6㎞ 32코스 부포사거리~무이산~수태산~하일면 학동마을~임포항 14.2㎞ 33코스는 임포항~상족암길~공룡화석지해변길~하이면사무소 해안경관
고성군보건소 입구 대독누리길 안내판에 언제부터인가 ‘남파랑길’이라는 표지판이 설치되었다. 남파랑길은 무슨 길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까? 문화관광체육부에서는 ‘코리아둘레길’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며 함께 걷는 길을 비전’으로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 지역 등 외곽을 연결하는 4천500㎞의 전국 규모 걷기 여행길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이미 조성되어 있는 걷기 여행길을 중심으로 해파랑길(동해안 구간), 남파랑길(남해안 구간), 서해안길(서해안 구간), DMZ 평화의길로 이루어져 있다.
‘남파랑길’은 해파랑길(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강원도 고성 구간 770㎞의 동해안 걷기 여행길, 2016년 개통)에 이은 ‘코리아둘레길’의 두 번째 노선으로서 부산광역시 오륙도에서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까지 이어지는 1천463㎞의 국내 최장거리 탐방로이다. 한려해상과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남해안의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길과 숲길, 마을길, 도심길 등 다양한 유형의 길이 어우러져 걷기여행의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90개 구간으로 구성됐다.
고성군 남파랑길은 5개 코스 87.7㎞가 해당된다. 창원 진전면에서 고성군 회화면으로 시작되는 12코스와 동해면, 거류면으로 연결되는 13코스 이후 통영으로 연결된다. 통영시와 거제시에서 14코스부터 30코스를 돌아 통영 도산면 바다휴게소에서 고성군 해지개다리로 연결되는 31코스가 시작되는데 대독천을 거쳐 상리면 부포사거리까지다. 32코스는 문수암으로 올라 임도를 타고 임포마을까지 이어진다. 33코스는 임포마을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맥전포마을, 상족암군립공원을 지나 하이면사무소까지로 고성군 구간이 끝나고 사천으로 연결된다.
고성군 남파랑길을 코스별로 알아보면 12코스는 창원 진전면에서 고성군으로 이어지는 고성의 대표관광자원인 당항포관광지와 고성공룡세계엑스포 등의 자원을 거치는 코스로 산길과 바닷길, 마을길 등 다양한 테마의 걷기 길을 체험할 수 있으며, 초보자도 걸을 수 있는 쉬운 코스다.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예쁜 집들을 볼 수 있는 석전마을, 금봉촌마을과 종점에 다다르면 고즈넉한 당항포의 바다를 볼 수 있어 좋다. 시점은 암아교차로이고 종점은 회화면 배둔시외버스터미널로 18.2㎞ 거리에 6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생략...)
고성군 마지막 남파랑길 33코스는 고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상족암길’, 해수부의 해안누리길로 지정된 ‘공룡화석지해변길’이 포함되는 코스다. 상족암군립공원과 고성공룡박물관 등이 분포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어촌과 농촌을 함께 보고 느끼며 해안둘레길을 걸을 수 있는 구간으로 관전 포인트는 조용히 산책하기 좋고,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는 ‘상족암둘레길’과 2억3천만 년 전의 공룡과 함께 태고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고성공룡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시점은 임포항이고 종점은 하이면사무소다. 거리는 18㎞이며 약 5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다. 이후 34코스는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을 지나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끝난다.
(...생략...)
한층 시원해진 가을철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친 일상을 치유할 힐링 여행지로 걷기 여행길인 ‘남파랑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김철봉/ 시민기자 (2020.9.25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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