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2020 가을(9~11월)

송담(松潭) 2020. 11. 8. 22:04

2020 가을(9~11월)

 

모처럼 새벽에 순천만습지를 다녀왔다.(2020.9.27)

 

 

전원에 살다보면 가끔 일부러 일거리를 만든다. 작은 꽃밭에 놓인 돌들을 재배치했다.

 

 

난타나꽃이 피었다. 작은 꽃밭의 이름을 '탄생의 꽃밭'이라 이름지어 본다.

곳곳에 돌들이 알을 품고있기 때문이다.

장소에 이름을 지어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한 전원생활의 즐거움이다.

 

 

아침에 뒷산에 올랐다. 마을 앞 상사호가 보인다. 안개인지 구름인지...(2020.9.28.)

 

오늘 새벽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찾았다.(2020.9.29)

 

아름다운 정원도시 순천이다.

 

 

 

 

일찍 핀 코스모스, 아침에 동내 한바퀴 돌면서.... (2020.9.30)

 

 

 

 

침묵 / 이해인

 

맑고 깊으면

차가워도 아름답네

침묵이란 우물 앞에

혼자 서 보자

 

(...생략...)

 

말을 많이 해서

죄를 많이 지었던 날들

잠시 잊어버리고

 

맑음으로 맑음으로

깊어지고 싶으면

오늘도 고요히

침묵이란 우물 앞에 서자

 

-시집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마더 테레사는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쓸데없는 말들을 삼가는 혀의 침묵뿐 아니라 눈과 마음 그리고 지성의 침묵도 잘 지키라고 말합니다. 타인의 결점 찾기를 멈추는 눈의 침묵, 험담과 소문을 실어나르는 소리를 막는 귀의 침묵, 이기심·미움·질투·탐욕을 피하는 마음의 침묵, 거짓됨과 파괴적인 생각, 의심과 복수심을 차단하는 지성의 침묵을 지키도록 늘 깨어 있으라고 강조합니다.

 

맑고 푸른 가을하늘이 우리를 선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초대하는 이 가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묵도하는 한 그루 고요한 나무가 되어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며 끊임없이 언어를 정화시켜 가는 코로나 시대의 겸허한 현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말을 더 잘하기 위한 침묵의 애호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만과 독선으로 경직된 차가운 침묵이 아니라 사랑과 겸손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침묵의 주인공이 되는 기쁨으로 말입니다.

 

(2020.10.8 경향신문)

 

 

가을 감자를 심었는데 '감자꽃'이 피었다.(2020.10.13)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전원에 살면 조개껍질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소꼽놀이의 소재가 되므로...

소라껍질로 장식을 해 보았다.

 

 

 

코스모스 배경은 이웃집 토부다원 건물

 

 

돌담 사이에서 핀 꽃,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꽃을 피우는 생명력.

(2020.10.23)

 

 

 

때 아닌 사과꽃이 피었다.

5년 전에 심은 사과나무인데 한 번도 열매를 맺지 못했다.

농약을 하지 않고 관리를 소홀이한 탓이다.

 

천대받은 사과나무가 꽃을 피워낸 것은

극한상황에서도 살고자 하는 욕망이다. 

식물도 사람도 마찬가지인가?

 

( 2020.10.28 )

 

석부작에 돌단풍이 푸른 이파리들을 다 떨구고 둘만 남았다.

단풍이 곱다

 

 

우리동네 이성수 & 홍광옥 명품정원에 들렀는데 늦가을에 장미꽃이 피어 있었다.

(2020.11.6)

 

 

벌교 제석산 수석

 

벌교 사시는 사촌 누나집에서 우리집으로 왔다.

돌에 작은 웅덩이가 파여 물이 고인다.

(2020.11.8) 

 

 

유리창에 국화가  들어와 있다. 

(2020.11.12)

 

 

옆집 토부다원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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