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2020년 5월

송담(松潭) 2020. 5. 20. 22:33

2020년 5월

 

비가 내립니다. 전원에서 비오는 날은 쉬는 날입니다. 어제까지는 텃밭 가꾸기, 소나무 전정 등 매일 일을 했는데 오늘은 일거리가 없습니다. 엊그제 심었던 고추, 가지 등 모종들이 본격적으로 생기를 찾고 줄기가 번성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비오는 날의 농심(農心)입니다.

 

우산을 쓰고 텃밭을 돌아보니 다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작은 꽃밭에도 비를 맞은 돌맹이들이 번들하고 생기가 돕니다..

 

 

어제는 어버이 날이라고 아들이 선물을 사 가지고 집에 잠깐 다녀갔습니다. 다른 선물을 받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혼하라고 자꾸 독촉하면 아들에게 스트레스일 것 같아 올해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일흔이 다 되도록 할아버지 소리 한 번 못 들어 보았지만 거실에 놓인 카네이션을 보면서 그래도 아들이 알아서 잘하리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2020.5.22 곡성군 동악산에서

 

 

가버린 시간 속에서 멈춰진 일들은 들추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순간은

코로나19의 두려움도 삶의 생채기도 생의 아픔도 잊게 하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금번의 만남처럼 다시 만날 때도 건강하시기만을 빕니다.

 

- 친구 박형하가 떠나면서 남긴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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