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잡문

송담(松潭) 2018. 10. 27. 05:35

 

잡문

 

풍선 날리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산다는 건 때로는 아무렇게나 쓰인 잡문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래서 좋은 걸지도 모른다. 흘러가는 대로 쓰이는 글처럼. 머리가 쓰는 건지 손이 쓰는 건지도 모르는 그런 글처럼. 꾸밈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거니까.

 

 버스의자에 처진 몸을 기대어 있다. 창에 걸린 달을 우연히 보게 되는 순간처럼. 작은 행복에도 기꺼이 웃으며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나 삶이 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마음 편한 잔잔한 수필처럼 보이기도 하는 거 아닐까.

 

끈을 놓쳐버린 색색의 풍선 다발 같은 거야. 어느 색의 풍선이 높고 낮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녹아든 그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거지. 네가 가진 빛깔의 문장들을 띄우면서 사는 거야.

 

 산다는 건 그렇게 쓰인 잡문이어서

 아름다운 걸지도 모르겠다.

 

 이정현 / ‘함부로 설레는 마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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