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라
인간은 태어나서 봄동산의 산보객처럼, 순풍에 돛단배 타고 유람하듯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생은 봄동산의 산보객이 아니다. 인생은 파도타기처럼 험난할 때가 많다. 너무 험난하여 때로는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유신론의 입장에서 보면 길거리의 돌멩이 하나, 봄동산의 이름 없는 야생화 한 송이도 의미가 없는 것이 없는데 하물며 인간에 있어서 오죽 하겠는가? 인간은 특별한 사명과 의미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생을 포기하는 것은 신에 대한 배신이다. 신을 배신하지 말고 인생이라는 파도타기를 완주해야 한다. 서울의 한 원룸에서 29세 청년이 자살했고 25세 청년도 자살했다는 비보를 들었다. 얼마나 극한상황에 처했으면 젊음이 넘치는 나이에 자살을 택하였을까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대 3학년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는 슬픈 사연을 들었다. 가슴 아픈 비극이다. 절대로, 절대로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김대중이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그는 하의도라는 외딴섬 바닷가에 있는 염전 모퉁이 오두막집에서 작은 부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그는 천민이있고 미래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동네 유지의 작은 부인으로 염전 옆 조그만 주막집에서 염부들을 상대로 막걸리 장사를 하였다고 한다. 지금 그 오두막집은 자취를 감추어 흔적만 남아 있다. 그가 태어난 태 자리 옆에 외딴 초가집이 있는데 그 집에서 김대중은 12살까지 살고 목포국민학교로 전학을 와서 목포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것이 그의 학력의 전부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태어난 곳을 가보면 어떻게 이런 곳에서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하고 모두 의아해 한다. 풍수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때때로 방문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이런 집터는 대통령이 태어날 집터가 아니 라고들 한다.
그렇게 살았던 김대중은 정계에 입문하여 네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6년의 감옥생활을 하고 17년의 가택연금을 당하였다. 한번은 현해탄에 꽁꽁 묶인 채로 바다로 던져지려는 찰나에 구제되어 동교동 그의 집으로 눈을 가린 채 이송되기도 하였다. 정치인 중에 김대중 대통령처럼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사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드물 것이다. 그는 사형선고까지 받고 살아남아 끝내는 그의 인생의 목표였던 대통령까지 하게 되었다. 그것도 4수만에 어렵게 어렵게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기본적인 정치철학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북 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의 결과가 노벨 평화상을 받게 하였다. 그의 인생은 사선을 넘나드는 가시밭길이었지만 숨쉬고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대중의 인생은 포기하지 않는 인생이었다. 그의 정치철학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포기하지 않는 인생의 길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김대중은 어떠한 역경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불사조 같은 인생을 살다간 초인적인 사람이었다.
유대인들은 2,000년 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쫓겨나 2,000년 동안 세계를 유랑하다가 2차대전 후 옛 영토로 250만 명이 모여 들었다. 그들이2,000년 동안 소멸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것은 시오니즘을 뿌리삼아 혈통, 전통문화, 종교를 지키며 유대인으로서의 삶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대인의 생명력에 비견할 하나의 나무가 있다. 그 나무가 바로 올리브 나무이다. 올리브 나무는 유대인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유대인들은 모래사막을 개간하여 이 나무와 더불어 살아간다. 올리브 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 내리고 성장속도를 줄이고 나이테를 겹겹이 짧게 쌓는다. 이와 같이 사막에서 생명력을 키운 나무는 무려 15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올리브 나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15년을 지켜온 땅속 깊은 곳에 있다.
올리브 나무의 생명력은 무섭다. 갈릴리의 한 올리브 나무는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정복 전쟁에 나섰던 기원전 331년부터 생존했다고 한다. 무려 수령이 2,300년을 넘었다. 엄청난 생명력이 아닌가? 지상에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 나무가 또 있을까 싶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렇게 길고 긴 수명을 자랑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이다. 메뚜기 떼가 공격해서 올리브나무를 갉아 먹으면 독특한 냄새를 뿜어내는데 이것이 바람에 날려 옆의 나무로 옮겨 간다고 한다. 그러면 옆의 나무들은 메뚜기 떼의 공격을 막는 화학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해서 먼저 공격당한 나무는 죽지만 옆의 나무는 살아남는다. 이것이 살신성인의 원리다.
놀라운 일이다. 올리브 나무 같은 식물도 엄청난 생존의 법칙을 지키며 종족을 보존하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야 오죽하겠는가! 올리브 나무에 비견할 인간의 삶도 있다. 올리브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유대인의 삶이다. 유대인들은 가족의 삶에서부터 유대민족의 삶에서도 올리브 나무와 같은 생명력 강한 공생의 규범을 지키며 살고 있다. 그래서 유대인은 2,000년 동안 유랑하면서도 살아남아 세계가 두려워하는 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유대인 창의서의 비밀, 홍익희 참조).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들기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성경)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는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예술가의 초상>에서
< 2 >
긍정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대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 사업에 성공한다는 확신, 나는 죽지 않는다는 생명력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하기까지 1,100번의 실험을 하였다고 한다. 모택동은 장개석 군에 포위당했던 절강성의 포위망을 뚫고 일 년이라는 대장정 끝에 산넘고 물건너 죽음의 고비 고비를 넘기고 연안에 도착하여 공산당을 재건하는데 성공하였다. 모택동 군은 절강성을 탈출할 당시 10만 명의 병사였는데 연안에 도착해 보니 끝까지 남은 병사는 6,500명에 불과하였다. 죽거나 중간에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24세에 시작하여 82세에 완성하였다. 단테는 사형선고를 받고 20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면서「신곡」을 썼다. 이것이 생명력이다.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10년에 걸쳐서 그렸다.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에서 98%가 죽이 나갔는데 그 지옥에서 살아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조사해 보니 최후까지 삶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생명력이다.
< 3 >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생을 걸고 노력하라. 한 어떤 사람이 도사에게 물었다. "도사께서는 어떻게 그 어려운 도사가 되었습니까?" 도사가 가로되, “나는 잠잘 때 잠자고, 밥 먹을 때 밥 먹고, 일할 때 일하지요." "여보시오? 누가 그렇게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하니, 도사가 다시 말하기를, 다른 사람은 밥 먹으면서 딴 생각을 하고, 잠자면서 딴 생각을 하지요. 그것이 나와 다른 점이요."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인간이 숨 쉰다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한 자기인생의 목적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생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 4 >
사랑하라, 사랑은 생명이요 창조이다. 괴테는 사랑은 위대한 불꽃이라고 외쳤다. 미국의 어느 기업인은 하버드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그가 미국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부자가 된 것은 사랑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랑은 생명이요, 불꽃이요, 창조력의 에너지이다.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는 어렸을 때 자기 집은 가난하였지만 넘치는 사랑이 있었고, 특히 어머니의 사랑이 오늘의 자기를 있게 하였다고 고백하였다.
< 5 >
우리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어디에 누구의 아들, 딸로 태어날 것인가를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을 철학적 의미로는 한계상황이라 한다. 또 자살을 하지 않는 한 죽음 역시 인간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인명은 재천이라고 한다. 죽고 사는 문제는 인간의 의지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가 탄생한 것이다.
김종재 / ‘역사는 강자의 편이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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