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언어, 그 꽃의 빛남

송담(松潭) 2017. 12. 18. 22:28

 

언어, 그 꽃의 빛남

최돈수

 

웃음꽃피어라

 

 

 꽃 중에 가장 빛나는 꽃은 웃음꽃이다. ‘꽃은 비에 젖지만 꽃의 향기는 비에 젖지 아니 하듯이사람에 있어 아름답고 풍성한 웃음꽃을 언어로 활짝 피운다는 것은 의미가 지대하다. 언어학자 소쉬르가 '언어는 생명력을 지닌다'라고 언급했듯이 언어가 없는 삶과 세상은 상상만하여도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언어의 위대한 교시적 중요성을 사람은 입의 열매를 먹고산다. 우리의 혀는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큰 배의 방향키와 같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려있음을 성서도 예시하고 있으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종종 회자되는 우리네 속담도 있다.

 

 선한 말을 심으면 선한 열매를 얻고, 악한 말의 씨앗을 뿌리면 악한 열매를 거두는 까닭에, 소중한 삶의 일상에서 아름다운 생각과 열린 마음으로 언어의 꽃을 활짝 피워내야 할 것이다. 우리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뱉어 버린 말, 흘려버린 시간, 쏘아버린 화살, 놓쳐버린 기회를 새삼 의미 있게 스키마(schema)로 오래 기억에 담아두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삶에서 대수롭지 않은 말이나 행동도 더욱 유념하고 조심하여야 한다. 특별히 정신작업의 종사자인 문인들의 품격 있는 긍정적인 생명력 있는 언어 사용을 우선 기대하게 된다, 증오나 저주, 불평을 거부하고 어디까지나 축복, 따뜻한 격려와 칭찬에 기인한 푸른 생명의 언어, 풀꽃 같은 식물성 언어의 사용은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어의 생명력은 단순히 기분만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생사화복을 주관하는 삶의 크고 작은 일들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내 자신의 작은 소망이라면, 최소한 사랑과 감사의 말, 상호 존중하는 언어사용, 용기와 자긍심을 일깨워 줄 긍정과 지지의 언어를 서로 간에 선물을 하는 생명감이 충만한 삶이되기를 소망한다.

 

 “칼로 입힌 상처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말로 입힌 상처는 치유되지 아니한다는 잠언(箴言) 교훈으로 우리 모두 아름답고 감미로운 생명력있는 언어로 삶의 꽃을 자유로운 영혼의 바람으로 활짝 피우면 좋겠다.

 

< 2 >

기억을 찾아서

이숙영

 

 이미지 출처 ; 포털아트

 

사람은 뇌에 담겨진 기억의 힘으로 산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기억이 제공하는 정신적 시간 여행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개인사를 알지 못할 것이며, 기쁨의 순간들을 회상할 길이 없을 것이다. 기억상실은 우리의 자아감을 파괴한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5월이 되자 언니가 더욱 보고 싶어 언니가 입원해 있는 요양원으로 달려갔다. 성격이 밝고 청산유수였던 언니에게 찾아온 기억상실병은 아직도 내 가슴에 받아들일 수 없는 통증으로 남아 있다. 지난번에는 동생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떨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주사랑요양원 문을 조심히 열었다.

 “언니, 나 누구?"

 

 잠깐 바라보다가 막내!" 라고 퉁 쏟아내는 말투에는 기억을 살려낸 대견스러움으로 눈이 커지면서 미소가 활짝 핀 얼굴이다. 휠체어에 앉은 언니를 뒤에서 꼬옥 안았다. “막내야 막내야!” 부르며 홀어머니 대신 날 업어 주며 키워 준 둘째언니는 나의 친구이고 스승이자 어머니였다. 결혼 전까지 초등학교 교단에 섰던 언니는 가정 학습지는 물론, 노래,무용, 연극까지도 당신의 재능을 동생들에게 전수했다. 시험문제 하나라도 틀리면 주먹으로 내 머리를 쥐어박는 호랑이 선생님 같은 언니를 무척 좋아하며 따라다녔다. 언니와 함께 한 기억은 어떤 것이든 행복하다.

 

 달 밝은 밤이면 동생들을 데리고 애월 해안가를 찾곤 했다.

 

 구름 걷힌 하늘아래 고요한 라인강 / 저녁빛이 찬란하다 로렐라이언덕

 

 

은빛 찰랑이는 바다를 보며 한껏 폼을 잡고 노래를 뽑은 다음 로렐라이 전설을 얘기해 주면 내 귀는 쫑긋, 어느 새 내 마음은 라인 강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꼬마 적 익힌 이 독일 민요를 사범학교 입학시험 때 성악 실기 자유곡으로 채택했다. 고향 바닷가에서 언니와 함께 다시 부르고 싶은 추억의 노래 '로렐라이 언덕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까지도 예배 시간에 찬송가를 잘 부르시더니...” 담당 요양사가 그간의 증세를 알려 주었다. 애월교회에서 오르간을 치며 성가대를 지도하던 처녀 적 언니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기억이 기나긴 인생행로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요즘 들어 기억의 지속성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저장된 기억이 바닥나기 전에 뇌에 담겨진 소중한 순간들을 진솔한 언어로 표현해 두고 싶다. 글을 쓰다 보면 희미해져가는 기억도 선명해지면서 뇌도 더디 늙지 않을까.

 

 

 내 생()을 표현한 글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으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 삶이 가장 뜨겁게 지나갔던 추억의 공간에 머물러 마음 한가득 담겨진 시()를 읊어 보며 다시 한 번 꿈에 젖어도 보고, 또한 감춰온 시린 가슴도 글빛으로 열면서 따뜻하게 감싸리라.

 

 내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보며 기억을 찾아 가는 내 영혼에 등불이 꺼지지 않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여정이 아직은 희망이고, 표현하는 과정이 행복인 것을

 내 인생은 이제 표현이다.

 

< 3 >

 

 이미지 출처 : 고운정 미운정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라고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기회는 한번 뿐이라고 하면서, 제자들을 사과밭 맞은편에 가서 자기 쪽으로 오면서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한 개씩 골라서 따오라고 하였다. 한 제자는 다시 따오고 싶다고 하였다. 그는 입구 가까운 곳에서 좋은 사과를 보았는데 앞으로 가면 더 좋은 사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따지 않았다고 하였다. 다른 제자는 입구에서 땄는데 출구 가까운 곳에서 더 좋은 사과가 있었다고 하였다. 소크라테스는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하였다. 잘못된 선택이 되었을 때도 그것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한다. 그렇다 인생은 왕복차표를 팔지 않는다. 일단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은 "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무엇을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줄 수 있느냐로 판단된다. 사람이 그 사회에서 얼마나 가치있는가는 그 사람의 감정과 사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보다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나는 타인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사람의 향기는 얼마나 진실 된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그리고 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제 할 일을 다 하는 징검다리처럼 남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열심히 살면서 남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신뢰와 존경이 가는 사람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원제 수필 인생 현주소중)

 

 

 

 ‘수필문학 추천작가회 연간사화집 2017/2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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