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수필

부부가 화목하는 것

송담(松潭) 2019. 11. 9. 21:44

 

 

부부가 화목하는 것

 

 

 

 

이미지 출처 : 네이버 포스트

 

 

 

 부부는 인륜의 근본이라 부부가 있음으로써 부자(父子)가 있는 것이다. 주역(周易)에서는 건()괘와 곤()괘로 머리를 삼고, 시경(詩經)에서는 관저(關雎)로 머리를 삼고 있는데 건괘와 곤괘는 천지(天地남녀(男女음양·부부를 상징하는 것이고, 관저는 저구(雎鳩)라는 새가 즐겁게 화답하며 아름답게 우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모두 부부의 화목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부부가 화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몸을 닦아야 하는 법이니 자기의 몸을 닦아서 바르게 되면 자연히 부부가 화목하게 되고 가정이 바르게 되는 것이다.

 

 부부의 화목은 옛날의 기결(冀缺)부부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기결이 밭에 나가 농사를 지을 때 그 부인은 집에서 정성껏 밥을 지어서 이고 가서 남편을 대접하였다. 그런데 두 부부가 어찌나 서로 존경하는지 마치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 훌륭한 인격과 예절이 알려져 기결은 하군대부(下軍大夫)에 특별히 임용되었다고 한다.

 

 부부의 화목은 다만 부부만의 행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히 가도(家道)가 바르게 되고, 가도가 바르게 되는데 그치지지 않고 부모의 마음도 기쁘게 된다. 하나의 가정에서 부부가 화목하되 비파와 거문고를 타는 소리와 같이 부드럽고 우아하게 어울린다면 부모도 따라서 안락할 것은 다시 말할나위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비첩(婢妾)을 사랑하여 정처(正妻)를 소박하는 수가 있는데 정처는 죽을 때까지 달고 쓰고 가난하고 여유있고 죽고 사는 모든 것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이웃과 마을 사람을 돌보는 것

 

 

 하나하나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면 비바람을 가릴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이웃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이웃이라는 것은 외형상으로 이웃한 주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서로 돌보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이웃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외형상으로 이웃하여 살아도 서로 돌보아 주는 사이가 아니면 참된 이웃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이 만일 이웃이나 마을사람들을 돌보지 않고 냉담하게 마음의 장벽을 쌓아 올리고 살다보면 그것이 곧 자기에게도 메아리쳐 와서 이웃이나 마을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고립되고 말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이웃이나 마을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면 나에게도 그들로부터 사랑이 되돌아오게 되고, 그들에게 증오를 베풀게 되면 그들로부터 증오가 되돌아오고 마는 것이다.

 

 

 

분노(忿怒)를 막는 것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분노의 대부분은 일시적인 것이거나 자기가 웬만큼만 양보하면 평화롭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분노는 스스로 참기만하면 막아내게 되고 스스로 참고 막아내면 자신의 일신뿐만 아니라 온 가정과 마을이 모두 평화롭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 가운데 대수롭지 않는 일에 분노하고 또 그 분노를 참지 못하여 남을 비방하거나 말다툼을 벌이거나 심지어는 주먹질을 벌이는가하면 남에게 고소당하여 감옥에 갇히거나 아니면 자신이 남을 고소하여 원수지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는 상상하지 못하였던 중대한 결과를 빚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패가망신(敗家亡身)하기도 한다. 따라서 아무리 큰 뜻을 품고 큰일을 하고 싶어도 사소한 분노를 참지 못하면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마땅히 분노를 참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면 평생의 화근이 되고 평생의 후회를 면할 수 없다.

 

 

지교헌 / ‘한국의 효사상’ <정속편(正俗篇)>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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