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 그건 미친 짓이지”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행복과 안정감을 주는 요건으로 아주 오랫동안 인식해 왔고, 또 이 추상적인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결혼과 결혼 생활은 이와는 판이하게 전개된다. 한 결혼 정보 업체가 회원 9,4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남녀들이 결혼의 조건으로 따지는 요소는 학력, 출신 지역 및 고교, 연봉, 종교 등의 순서라고 한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조건이 화려할수록 배우자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결혼이 이루어지는 데 사랑보다는 물질적인 ‘조건’이 우선시되는 실태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결혼과 사랑이 분리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이 영화는 사랑은 자신과 마음이 통하는 그리고 순수하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상대와 하지만, 그 상대가 곧바로 결혼 상대와 동일시되는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서 결혼관은 근대 사회에서처럼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가 아니라 ‘외적인 가치를 만족시키는 사람이어야 결혼할 수 있다’를 더 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종종 ‘결혼=혼수와 예단’을 공식처럼 떠올린다. 그만큼 결혼에서 물질적인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얼마만큼 준비할 수 있느냐는 결혼 당사자는 물론 그 집안의 능력까지 평가하는 잣대로 인정되고 이는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혼수와 예물에서 정성과 예(禮)의 의미는 사라진 채 결혼의 의미 자체를 부정적이고 소비적인 양태로 만들어 버린다. 무리해서 장만한 예물이나 혼수에는 분노와 불신 그리고 불화의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 있다.
김세서리아/ 성신여대 교수
‘철학, 삶을 묻다’중에서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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