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야한 정신으로 가자

송담(松潭) 2013. 5. 24. 16:43

 

 

야한 정신으로 가자

 

 

 나는 야한 정신이란 과거보다 미래에, 도덕보다 본능에, 절제보다 쾌락에, 전체보다 개인에, 질서보다 자유에 더 가치를 매기는 정신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사회다. 나를 죽이고 남을 따라간다. 즉 집단을 따라간다. 자기만족감이 없고 창의성이 없는 삶을 산다. ‘야하다는 말은 폭넓은 개념으로서, 줄여 말하면 자연의 본성에 솔직하자는 것이다. 나는 모든 도덕의 귀결점은 솔직성이라고 본다. 한국인은 이중적이어서 문제다. 한국인들은 거의 다 특정 종교와 특정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다.

 

 

 고정불변의 진리는 없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로 고쳐져야 한다. 진리의 다양성을 인정 안 해서 서양 중세기 때 서구인들은 마녀사냥을 했다. 그러나 지동설은 천동설의 진리를 깼다.

 

 그런데도 맹목적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선교를 위해 타국에 나가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서구에서는 아메리카와 잉카제국을 정복할 때 성경을 갖고 가 이것이 진리다, 그러니까 무조건 믿어라라고 강요하고, 강요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를 못 믿겠다는 현지인들을 이교도라는 죄목으로 죽였다. 그게 무슨 진리인가?

 

 샤머니즘의 다신교를 인정했던 우리나라에서는 민중 각자의 종교 선택에 비교적 너그러웠다. 여러 진리를 다 포용하는 우리 조상들의 다원론적 종교가, 지금의 기독교나 불교보다 더 낫다. 우리나라는 지금 기독교 독재 세상이다. 조선은 주자학 일변도로 가다가 망했고, 로마는 기독교를 국교로 정해서 망했다. 기독교 진리만 옳다? 이런 편협한 기독교 이데올로기가 한국을 망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진보세력은 진보주의를 표방하고서 수구적 봉건윤리만 주장하는 꽉 막힌 도덕만능주의자들이다. 예전에 유교가 판친 것도 사대주의 대문이다. 지금 기독교가 판친 것도 서구에 대한 사대주의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아이덴티티(자아정체감)와 자존감이 없다.

 

 나는 문학적 벤쳐정신의 소유자다. 이 시대에 필요한 정신은 홀로서기정신, 자유정신, 남의 눈치 안 보기, 천상천하유아독존의 독립정신, 창조적 불복종 정신이다. 이런 게 없으니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전파상 주인이었을 거고, 아인슈타인은 정신병자, 빌 게이츠는 대기업 하청업체 사장, 파브르는 TV프로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곤충 아저씨 편), 스티브 호킹은 미숙아 특수반에 들어갔을 거라는 야유가 떠돌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고독해야 독창적으로 성공한다. 남한테 어떻게 보일까 신경 쓰면 말라죽는다. 우리나라 문단이나 학계에서는 문단정치, 정치단체 가입, 학회활동을 빙자한 사교, 권력에 눈치 보기 등이 만연하고 있다. 그 어떤 모임에도 소속되지 않을 자유가 필요하다. 나는 그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한국인들 공통의 제일 내숭은 사랑을 정신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나는 여성의 외모에 반한다. 마음을 처음부터 알아 볼 수 없으니까. 심장을 쪼개보나, 머리를 쪼개보나? 사랑은 환상이고 섹스는 현실이다. 그리고 결혼은 섹스의 무덤이다.

 

 

마광수 / ‘육체의 민주화 선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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