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심리

육체와의 전쟁

송담(松潭) 2009. 11. 22. 03:14

 

육체와의 전쟁


 톨스토이만큼 육체의 활력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육체의 음탕함을 지긋지긋하게 묘사한 작가도 없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육체의 활력을 묘사할 때조차 육체의 다른 면, 그 음탕하고 추잡한 면에 대한 혐오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가 쉰 살 전에 집필한 소설에서도 육체의 활력은 언제나 어두운 그림자를 동반한다. 그리고 톨스토이가 만년에 집필한 『인생의 길』은 인간의 삶을 아예 영혼과 육체의 전쟁이라는 말로 요약하기까지 한다.


 인간의 육체는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영혼을 속박한다.

그러나 영혼은 육체의 껍질을 깨부수고

서서히 육체를 벗어난다. 거기에 참된 삶이 존재한다.

 

(....)

 

인간은 죄 속에서 태어난다.

육체에서는 온갖 죄가 생겨난다.

그러나 영혼이 인간의 내부에 머물러 있어서

끊임없이 육체와 투쟁한다.

인간의 삶은 모두 육체와 영혼의 투쟁이다.

 

이 투쟁에서 육체의 편에 서지 않고,

다시 말해 조만간 정복될 것이 분명한

육체의 편을 들지 않고 영혼의 편에 서는 사람,

생에 최후의 순간이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조만간 반드시 승리를 차지할 것이 틀림없는

영혼의 편을 드는 사람은 행복하다.


석영중 /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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