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高興)
‘흥겨움이 가득한 곳’이라는 한자 뜻을 가진 고흥(高興)에서 오는 11일 대한민국의 경사가 벌어진다.
지난 2002년부터 10여 년 가까이 공을 기울여 개발해 온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는 한 이날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려질 예정이다.
로켓 발사를 앞두고 우주센터와 가까운 지명은 로켓발사 같은 국가적인 경사를 미리 암시해 왔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우선 나로도는 원래 나라에서 운영하던 국영목장이 있는 섬이었다. 이 같은 연유로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는 ‘나라섬’이라고 불렸다가 이후 일본인들이 한자사용을 강제하자 음을 빌어 나로도(羅老島)라고 이름지었다는 설이 있다. 나로도는 나라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 병마 공급기지로 국가적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우주센터는 지리적 위치 등을 면밀하게 고려한 후 터를 잡았다. 유추하자면 국력을 과시하는 로켓발사가 국민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일인만큼 경사와 연관지을 수 있는 고흥에 우주센터가 들어선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로켓발사와 연관지어볼 수 있는 고흥이라는 이름 자체도 눈길을 끈다. 한자 뜻 그대로 흥겨움이 충만한 곳이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에게 고흥을 소개하면 매우 흥미로워 한다. 중국어로 기쁨이나 즐거움을 뜻하는 ‘까오씽’(高興)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흥과 똑같기 때문이다. 그네들은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은 땅이기에 그런 이름이 생겨났느냐”며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 같은 의미를 지닌 고흥에서 예정돼 있는 로켓발사는 국가적 대사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경제난의 터널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시점에서 로켓발사는 중차대한 일임이 틀림없다. 고흥에서 로켓 발사가 성공해 국가적 자존심을 높이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박치경 / 정치부장(2009.8.4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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