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들뢰즈와 가타리

송담(松潭) 2008. 4. 26. 20:17
 

 

들뢰즈와 가타리



「안티 오이디푸스」의 공동 저자 들뢰즈와 가타리! 그런데 때로는 들뢰즈=가타리라고 쓰여 있어 동일 인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콤비다. 들뢰즈(1925~1995,프랑스)는 대학에서 철학사를 전공한 철학자이고, 가타리(1930~1992,프랑스)는 의과대학을 나와 실험적인 정신분석을 하던 정신의학자였다.

「안티 오이디푸스」는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공동으로 집필한 대표적인 철학서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은 1972년에 출판되자마자 프랑스의 젊은이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더니 철학서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욕망은 생산한다


「안티 오이디푸스」에 등장하는 중요한 명제는 “자본주의 사회란 무엇인가?”이다. 쉽게 말해 자본주의 사회란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 다양한 욕망에 응하도록 만들어진 사회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전화가 발명되었고, 더 쉽게 통화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핸드폰 발명을 가져온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이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욕망은 생산한다. 그것도 실존하는 물건을 생산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반년 전에 최신 핸드폰을 구입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 핸드폰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도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또 갖고 싶어져서 사고 만다. 바로 이것이 “욕망은 생산한다.”의미이다. 사실 기업들은 사람들이 새롭게 원하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서 계속 기종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 무한의 욕망에 의하여 움직이는 사회를 들뢰즈와 가타리는 “욕망하는 기계”라고 이름 지었던 것이다.



자본주의를 사는 법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욕망하는 기계이다.” 이 관점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인간에게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파라노와 스키조이다. 여기서 파라노는 한 가지 일에 집착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에 스키조는 한 가지 일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간이다. 이를 핸드폰의 사용법으로 살펴보면 어디까지나 전화 본래 기능인 통화기능만 사용하는 것이 파라노이고, 핸드폰 사용의 한계를 넘어 자유롭게 즐기는 유형은 스키조이다. 이러한 삶은 너무도 극단적이다. 여기서 들뢰즈와 가타리가 내린 결론은 노마드로서 사는 삶이다. 노마드란 유목이란 뜻이다. 스키조를 추구하면서 지나치지 않게, 절대로 파라노가 되지 않는 것이 노마드다.

 핸드폰은 어디까지나 전화이므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단정지지 않는다. 때로는 카메라로 사용하고, 대로는 알람시계로 이용하고, 때로는 종이가 날아가지 않기 위해 위에 올려 놓가도 하고, 대로는 전화기로 사용하기도 한다. 즉 노마드란 한 가지 사고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삶의 방식을 뜻하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다음 4가지 중에 다른 것은 무엇일까?

① 무 ② 당근 ③ 우엉 ④ 배추

답은 다 알다시피 ④ 배추이다. 그 이유는 다 뿌리를 먹는 야채인데 배추만 잎을 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답은 어디까지나 파라노적인 관점이다. 노마드적 관점으로 이 문제를 풀어보면 ①도 답이 될 수 있고  ②도 답이 될 수 있다. ①이 답이 되는 이유는 나머지는 전부 다 두 글자이지만 무만 한 글자이기 때문이다. 또 ②가 답이 되는 이유는 당근만 두 글자에 받침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들뢰즈와 가타리는 노마드가 가진 유연함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비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선보인 노마드적 삶의 방식, 이는 결코 사회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사고나 욕망에 얽매이지 않고 시야를 넓게 가지고 자유롭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윤은숙 /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보는 철학 이야기’중에서 발췌정리

 

들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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