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당신의 눈에 콩깍지가

송담(松潭) 2007. 10. 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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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에 콩깍지가



 우리는 뭔가에 한 눈을 팔게 되면 그것에 가려진 다른 것을 보지 못하게 되는데, 흔히 사용하는 ‘눈에 콩깍지’라는 말이 있다. 사랑에 눈이 먼 경우를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미국 팝송 중에 ‘Smoke gets in your eyes’(연기가 당신의 눈에)라는 곡이 있다. 1959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그 뒤 영화의 삽입곡으로 간혹 나오거나 라디오의 올드 팝 프로그램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표현은 다르지만 ‘플래터스’라는 그룹은 콩깍지의 의미로 ‘스모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they said(그들은 말했지)

someday you’ll find all(언젠가 당신은 알게 될거야)

who love are blind(사랑은 장님이 되는 거라고)

when your hearts are on fire(마음이 불처럼 뜨거울 때)

you must realize(알아야 해)

smoke gets in your eyes(연기가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을).


노랫말은 그렇게 말한다.

바꾸면 ‘눈에 콩깍지가 생기는 거야’라는 뜻이다.

그 다음

사랑이 날아가 버리면(flown away)

연기도 죽었다(died smok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사랑이 사라지고 나면 콩깍지도 벗겨지는

사랑 이전의 눈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랑할 때면 눈을 가리는 연기가 생겨난다는 내용의 순수한 노랫말, 애잔한 멜로디 호소력 있는 창법 50년 세월 동안 모든 세대에 공감된 음악이다.

노래가 성공한 이후 재즈 연주자들은 이 곡을 50년의 세월만큼 즐겨 노래했고 자주 연주 했는데, ‘빌리 할리데이’(노래),‘케니 드루’(피아노)등 다양한 연주자들의 연주를 즐겨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연주 기록 중에는 ‘에디 히긴스’라는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있다. 재즈에서는 ‘피아노·드럼·베이스’의 세 악기를 ‘리듬 섹션’이라고 하는데 에디의 음반에서는 ‘스캇 해밀튼’이라는 ‘스텐 겟츠’처럼 편안한 느낌의 연주자와 함께 한다.

그들 연주는 리듬 섹션의 두툼한 요를 깔고 ‘색소폰’을 그 위에 쉬는듯이 여유있게 존재하게 했다 할까.


아침 저녁 공기의 느낌이 하루만 지나도 다르게 느껴지고 머지않아 단풍이 다가올 것만 같은 계절에, 평소 재즈를 자주 듣지 않는 사람에게도 들어 볼만한 음악이 될 수 있을 것이고, 혹시 당신의 작은 사치, 그 안에서 짧은 자동차의 드라이브를 즐길 때 좋은 동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나의승 / 음악칼럼리스트(2007.10.18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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